찬바람이 불면서 우동과 만두, 어묵 등 겨울 먹거리를 준비하는 식품업계 움직임이 바쁘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마트의 냉장면 진열대 모습.

이른 추위에 우동·만두·어묵 수요 급증
식품업계, 겨울시즌 공략제품 출시 속도전
CJ제일제당, 간편 어묵탕 2종 이달말 선봬
풀무원·동원도 우동·만두 라인업 강화

올 여름 이례적 폭염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바람이 차가워졌다. 호호 불어먹는 호빵과 뜨끈한 어묵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여느 해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에 우동과 만두, 어묵 등 겨울 먹거리 수요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일찌감치 신제품 준비에 나선 식품업계도 겨울철 수요 공략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마트가 12일 겨울 먹거리 매출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최근 2주간(9월27일~10월10일) 우동 제품 매출이 직전 2주(9월13~26일)에 비해 72.1%나 상승했다. 만두는 20.6%, 냉장어묵은 8.8% 신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통상 10월부터는 겨울철 먹거리로 꼽히는 우동 등의 매출이 오르기 시작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가 분석한 지난해 냉장면 시장 월별 규모를 보면 여름철 냉면 성수기인 7월 225억원, 8월 169억원까지 커졌던 시장이 9월 들어 105억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가 국물우동 수요 영향으로 10월부터 다시 117억원, 11월 120억원, 12월 130억원, 2018년 1월 138억원까지 상승 그래프를 그렸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는 이달 들어 겨울시즌을 공략한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냉장면 시장 1위인 CJ제일제당은 겨울철 우동 성수기를 앞두고 지난 5일 신제품 ‘한식우동’을 출시했다. 대표 상품인 ‘가쓰오 우동’에 이은 히트 상품으로 키우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에 선보인 ‘와카메 튀김우동’도 이달 중순께 리뉴얼 제품을 선보인다.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와카메(미역)를 두배 가량 늘려 정통 일본식 와카메 우동 구현에 힘썼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CJ제일제당은 다양한 판촉 활동과 레시피 마케팅 등을 통해 만두와 어묵 제품의 소비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만두 신제품(비비고 소고기 한섬만두)은 이미 지난 8월께 선보인 만큼, 간편식 국물요리 레시피 개발 등으로 겨울 성수기를 공략하는 동시에 자사 가정간편식(HMR) 제품의 동반 매출 상승효과도 노린다는 구상이다. 어묵은 편의형 제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간편 어묵탕 신제품 2종을 이달말 출시할 계획이다.

냉장면 시장의 또다른 강자 풀무원은 이달 중 ‘장칼국수’, ‘키츠네우동’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미 일부 프리미엄마켓 매장에선 시범 판매 중이다. 풀무원 관계자에 따르면 겨울 성수기 우동 판매량은 여름에 비해 6배 가량 급증한다. 여름철에 하루 2만개 가량 출고되던 게 겨울엔 13만개까지도 나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름철 냉면, 겨울철 우동 성수기엔 생산라인 인력을 평소보다 강화해 운영한다.

동원은 만두 신제품 준비에 한창이다. ‘개성 왕만두’ 브랜드를 운영 중인 동원은 이달 초 ‘개성 왕불고기만두’를 출시한 데 이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쯤 ‘개성 왕쭈꾸미만두’까지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어묵은 지난해 튀김기름을 차별화해 선보인 ‘바른어묵’의 성과가 좋았던 만큼, 해당 제품의 판매 확대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관계자는 “작년에 100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170억원 수준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해태와 신세계푸드는 지난 여름께 만두 신제품인 ‘고향만두 치즈갈비교자’와 ‘올반 명란군만두’를 각각 일찌감치 내놓고 겨울 성수기를 앞두고는 마케팅 등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SPC삼립은 간판 제품이자 대표적 겨울 간식인 호빵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준비에 분주하다. 그간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신제품 개발에 몰두해왔다. 그 결과 지난 8일 커스타드 크림을 넣은 ‘골든에그 호빵’과 햄버거 재료로 속을 채운 ‘버거 호빵’ 등 신제품 12종을 대거 내놨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