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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눈의 날 ②] 눈앞 흐릿할땐 중심성 망막염, 40대 특히 주의보
중심성 망막염은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부종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60세 이후 재발하면 실명 질환인 황반변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헤럴드경제DB]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부종 발생해
-시력 저하…시야 겹쳐 보이는 증상
-60세 이후 재발하면 황반변성 조심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회사원 노모(45) 씨는 과음한 다음날 갑자기 눈앞이 흐리고 글자가 일렬로 보이지 않아 급하게 동네 안과를 찾았다. 의사는 “최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느냐”고 물은 뒤 “양쪽 눈 황반 중심부에 물이 찼다”고 했다. 노 씨가 의사에게 들은 병명은 중심성 망막염이었다.

중심성장액성맥락망막병증이라는 긴 이름이 정식 명칭인 중심성 망막염은 영양분을 공급하는 맥락막의 혈류 이상으로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부종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지만 60세 이후 재발하면 대표적 실명 질환인 황반변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중심성 망막염에 대해 유영주 건양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교수는 “망막 중심부에 부종이 발생하게 되면 눈앞에 동전 모양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거나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며 “특히 중심부 시력 장애와 함께 물체가 휘어져 보이고,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찌그러지고 비뚤어 보이고, 심지어 물체가 작게 보이거나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발병 후 환자의 80%는 1~6개월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돼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이 이뤄진다. 그러나 자연 회복이 돼도 환자 중 50~75%는 한 번 이상 재발한다. 유 교수는 “자연 회복이 안될 경우 약제 또는 형광 안저 촬영 검사에서 나타난 누출점을 레이저로 응고시키거나 중심부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면 타깃 레이저를 이용해 망막 중심부에 직접 레이저를 조사(照射)하기도 한다”며 “만성 시에는 항체 주사나 광역학 치료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이 지난 5년간(2013년-2017년) 중심성 망막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9079명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발병빈도는 40대가 38%로 가장 많았고 ▷50대 30% ▷30대 18% ▷60대 9% ▷70대ㆍ10대 각 2% 등의 순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발병 빈도가 여성보다 약 4배나 됐으며, 특히 30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심성 망막염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로, 과음, 흡연,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이 꼽힌다. 201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흡연율은 남성 40.7%, 여성 6.4%, 음주율은 남성 61.9%, 여성 48.9%를 차지했다. 음주와 흡연이 중심성 망막염과 원인의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중심성 망막염과 황반변성은 모두 망막의 황반부에 문제가 생겨 발병한다. 중심성 망막염 환자가 나이가 들면 황반변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중심성 망막염은 주로 40~50대에 발병하고 예후가 좋은 편으로 대개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황반변성은 연령 관련질환으로 예후가 나쁘며 진행형이기 때문에 시력이 떨어지다 결국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때문에 중심성 망막염을 앓은 환자가 60대 이후에도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면 자연 회복에 의지하기보다 신속히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황반변성은 완전한 치료법은 없다. 항체 주사, 광역학 치료, 유리체 절제술 등으로 시력을 유지하기 위한 꾸준한 치료가 필수다.

유 교수는 “중심성 망막염은 평소에 흡연과 음주 자제 등 생활 습관 개선과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라며 “재발률도 높고, 나이가 들면 황반변성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발병 후 자연 치유를 기대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고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과 관찰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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