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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물존칭’ 감정노동자들의 잘못된 한글 ‘새로고침’

제주항공 11년째 고침 작업…순우리말 방송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커피가 뜨거우시니(X) 조심하십시오” →“뜨거우니(O) 조심하십시오”

“등받이 올리실게요(X)”→“등받이 올려주세요(O)”

“출발일이 언제십니까(X)”→“언제 출발하십니까(O)”

고객을 응대하면서 늘 존경과 친절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사물에 조차 과도한 경어를 붙이는 감정노동자의 잘못된 한글 사용 관행을 고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립국어원의 특별자문을 받은 제주항공이 11년째 바른 우리말을 쓰면서, 서비스업계 한글바로쓰기를 선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래전 ‘결제를 도와드리겠습니다’를 ‘결제 하시겠습니까?’로, ‘예약이 들어가 있습니다’를 ‘예약되어 있습니다’로 바꾸었다.

11년전부터 한글날엔 아예 한자어 조차 순우리말로 바꿨다.

“자리 띠 알림 불이 꺼질 때까지 자리 띠를 매고 기다려 주시고, 손전화는 조금 더 있다가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자리 앞의 주머니 또는 위 선반에 들어 있는 짐을 두고 내리시지 않도록 다시 한 번 둘러봐 주시기 바랍니다.”

아직은 몇몇 순우리말이 복원된지 얼마되지 않아 어색한 측면이 있고, 한자어가 익숙하기에 모든 날 순우리말 방송을 못하지만, 다시 순우리말이 널리 쓰이기를 기대하면서 이 방송을 지속하고 있다.

이륙과 착륙은 각각 ‘날아오를 때’와 ‘땅에 내릴 때’로 표현하는 등 우리말로 표현이 가능한 한자어와 외래어를 뺐다. ‘비행기’는 ‘날틀’로 표현했다. ‘여행’은 ‘나들이’, 제주항공을 소개할 때 쓰는 ‘신선한’ 등의 꾸밈말은 새롭고 산뜻하다는 뜻을 가진 ‘새뜻한’ 등으로 바꿔 방송한다.

잘못된 맞춤법, 표현법은 지난해 최종 수정이 완료됐다. 이른바 ‘사물존칭’ 등 잘못된 높임말은 1순위 고침 대상이었다. 제주항공은 교육자료로 활용해 임직원의 언어습관을 고쳐나갈 계획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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