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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산공항, 가결돼도 부결돼도 후폭풍…난감한 환경부
흑산도에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흑산공항 조감도. [사진=헤럴드DB]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국립공원 지역인 흑산도에 공항을 건설하느냐를 놓고 환경부가 난처한 입장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항 건설을 놓고 어떤 결론이 나건 환경부에 쏟아질 비난의 후폭풍이 불을 보듯 예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위원회는 지난 19일 제124차 국립공원위원회를 열어 흑산 공항 건설과 관련한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계획 변경안을 심의했지만, 10시간 가까운 마라톤 논의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 2016년 11월 공항 건설 여부에 관한 심의가 시작된 이후 2년 가까운 시간동안 해당 지역 주민들의 교통불편 해소와 관광활성화, 환경훼손과 경제성.안전성이라는 엇갈린 찬반 논란 속에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흑산공항 건설 결정이 미뤄지면서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하는 환경부의 어깨는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찬성, 반대 양측으로부터 동시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은 19일 국립공원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연기되자 당장 이를 규탄하는 논평을 냈다. 위원회 민간위원들이 신속한 결정을 위한 표결 상정을 강력히 요구했음에도 회의를 주재하는 박천규 차관과 정부측 위원들이 이를 묵살하고 회의 연기를 주도했다는 주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박 차관 등 정부 측 위원들이 회의 보류를 강력하게 요구한 것은 사실상 정부가 흑산공항 사업자인 서울지방항공청과 신안군의 편에 서있음을 선언한 것에 가깝다”며 “(회의 파행 운영은) 이낙연 총리가 신경쓰고 있는 지역 개발사업인데다가 앞서서 흑산공항 사업에 반대해온 장차관이 개각 대상에 오르는 것을 학습한 결과가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조속한 착공을 촉구해 온 신안 흑산 주민과 전남도, 신안군 등 지자체도 실망의 빛이 역력하다. 그러면서도 조속한 공사 개시 결정을 내려달라며 환경부를 압박하고 있다. 김정선 전남도 건설교통국장은 “희망했던 것과 달리 당장 가결되지 못해 아쉽다”며 “회의가 속행되면 건설 필요성을 꾸준히 설득하고 근거를 제시해 환경단체 등과 대립한 쟁점을 정리해가겠다”고 말했다.

찬반 양쪽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환경부의 분위기는 말그대로 일촉즉발 상황이다. 환경부 당국자는 “국립공원위원회가 공항건설 가결 혹은 부결 중 어떤 결정을 내리건 간에 환경부 청사 앞은 시위집회로 몸살을 앓게 될 것”이라며 “당장 남북정상회담 등 국가적 이벤트에 가려있지만, 10월 5일 이전으로 예정된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가 개시되면 대형 이슈로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방항공청은 1833억원을 들여 흑산도 68만3000㎡ 부지에 1.2㎞ 길이의 활주로와 부대시설 등을 갖춰 50인승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는 소형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공항이 건설되면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가는 데 7시간 이상 걸리던 것이 1시간대로 줄어든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 반대 측에선 환경훼손 논란과 함께 4000여명에 불과한 주민 숫자에 따른 경제성 부족과 인천공항의 2배가 넘는 연 평균 90일의 안개일수로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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