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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의학과 로봇기술의 만남…한의의료기기 개발 가속화
한의학연 연구진이 안면진단기의 성능을 확인하고 있다.[제공=한국한의학연구원]

- 한의학硏 미래의학부 연구팀
- 로봇공학기술이 가장 집약된 기기는 맥진기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로봇’이 미래 산업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인간형 로봇, 동물형 로봇, 로봇팔, 인공지능 등 로봇 분야 기업 8곳을 인수했다. 아마존, 애플, 샤오미, 소프트뱅크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자사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위해 로봇 관련 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로봇산업이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는 곳은 바로 의료분야다.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수술용 로봇, 재활치료용 로봇 등 의료용 로봇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고, 관련 원천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의료계, 연구계 및 산업계가 정부의 지원 아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통의학 분야도 마찬가지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발간한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ICT를 접목한 지능형 가정용 한방의료기기가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손쉽게 건강을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가정용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특히 전통 예방의학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한방의료기기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한의학과 로봇기술을 접목한 융합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연구진은 한의약 진단·치료 기술의 과학적 원리를 규명하고 ICT 융합연구를 통해 한의학 기반의 측정·자극에 대한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일을 한다. 여기에 대규모 DB 구축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해 개인 맞춤형 진단·치료기기 등 융·복합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부서에는 물리학, 로봇공학,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생명공학, 의용공학, 통계학 등 공학 전공자들이 많이 있다. 이들과 한의학 전공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의학과 과학기술을 접목시켜 진단의 객관화, 표준화를 위한 기기 개발에 힘을 모으고 있다.

미래의학부에서는 맥진기, 설진기, 통합 체질 건강 진단·자극 시스템, 체질분석툴, 생체장·설 기반 기혈 상태 측정 장치, 안면진단기, 음성진단기, 피부진단기 등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기능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 중 로봇공학기술이 가장 집약된 기기는 단연 맥진기다. 연구원의 로봇공학자들이 기기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침 놓는 로봇’을 만들고 싶어 한의학연에 오게 됐다는 김영민 책임연구원은 KAIST 인간친화복지 로봇시스템연구센터에서 5년여 간 근무한 로봇공학자다.

그는 맥 분석 시스템 개발을 위해 ‘지능로봇 기술 기반 능동형 맥 측정기술 개발’ 연구 과제를 책임지고 있다.

연구의 핵심은 한의사가 손가락으로 하는 진맥을 얼마나 완벽하게 기기로 재현해 낼 수 있는 여부다.

김 연구원은 “사람의 손가락 움직임을 모사해 가압하는 매니퓰레이션(manipulation)과 유체가 흘러가는 것을 느끼는 센싱 기술 등 여러 가지 하이테크 기술이 복합적으로 들어간다”면서 “손목의 요골동맥을 로봇의 센서가 미끄러지지 않고 정확하게 혈관을 수직으로 누를 수 있도록 센서를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연구원은 피부 밀착형 고분해능 맥센서 개발, 정밀 혈관 가압용 제어 기술 개발, 3부위 가압 동기화 제어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고도화된 맥진기는 모바일과 U-헬스케어 환경에 적합한 가정용 기기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맥진기와 더불어 로봇의 인지기능도 한의기기 개발에 활용된다.

한의학 진단에 있어 외형의 정확한 진단은 필수적인데, 사람의 정보를 인식하는 인지기능을 로봇이 대신한다면 객관적이고 정확하며 빠른 진단이 가능해진다. 이를 기반으로 고도화된 빅데이터 수집도 가능하다.

KAIST에서 로봇인지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의 로봇연구소에서 로봇 시각 인지를 연구한 장준수 책임연구원은 ‘자세 진단을 위한 3차원 체형 분석 고도화 및 생체역학 분석 기술 개발’ 과제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사람의 얼굴, 표정, 동작과 같은 시각 인지 정보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3차원 안면과 체형의 특징, 자세 추정, 균형, 외곽선 정보 등을 자동으로 추출하고 분석하는 알고리즘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장 연구원은 “연구 결과들은 시스템에 적용돼 안면진단기, 설진기 등 기존 진단기기의 정확도를 향상시킨다”면서 “연구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향후 동영상 기반의 안면, 자세, 동작 등 추가 외형 분석으로 확장해서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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