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 퇴행성관절염 악화될 수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종가집 며느리인 이모씨(50)는 이번 추석 명절에도 막대한 양의 설거지와 집안 일을 하느라 허리와 무릎 등의 관절이 시큰거렸다. 젊었을 때는 많은 집안일에도 후유증이 없었지만 50대가 되고부터는 명절 뒤 후유증이 꽤 오래 간다. 이씨는 연휴가 지나면 한의원을 찾아 침을 맞거가 찜질을 할 계획이다.
추석과 같은 명절이면 주부들의 가사 노동은 평소보다 몇 배는 많아진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이다보니 설거지 양이나 차려야 할 음식이 많아 주방에서 나오기 힘들다. 이렇게 오랜 시간 주방 일을 하게 되면 허리, 손목, 무릎 등 관절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무리한 가사 노동으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이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힘줄과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수근관이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증가해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신경을 누르기에 손목이 찌릿하고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저녁이나 자는 동안 손 저림이 심해지는데 증상이 나타날 때 손목을 움직이거나 손을 털면 통증이 완화되는 경우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박철 동탄시티병원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쉬면 금세 증세가 나아지기 때문에 파스를 붙이거나 찜질 후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손목은 일상에서 항상 움직일 수 밖에 없는 부위인만큼 적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목을 사용하기 전 팔을 쭉 뻗고 손가락이나 손등을 몸 쪽으로 당기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 손목을 많이 사용했거나 통증이 있을 경우 10-15분 가량 온찜질을 하면 효과적이다.
무릎 통증도 대표적인 명절 질환이다. 흔히 퇴행성관절염으로 불리는 골관절염은 중년과 노년 여성에게 주로 발생한다.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이 마모와 손상으로 인해 닳아 없어져 관절 주변에 새로운 뼈가 만들어지면서 관절의 변형이 생기는 질환이다. 체중 부하가 많은 무릎 관절에 주로 발생하고 엉덩이 관절과 허리 관절, 목 관절, 손가락 관절 등에도 나타난다.
골관절염의 주된 원인은 노화지만 반복된 가사 노동으로 인한 관절 사용도 하나의 원인이 된다. 통증을 줄이려면 장기간 서서 일할 때 발밑에 발을 올려 놓을 수 있는 것을 준비해 번갈아 가며 발을 움직여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무거운 물건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들어 허리와 무릎에 과도한 무게가 실리지지 않게 하고 일하기 전, 후에 무릎강화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퇴행성관절염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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