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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일은 세계 심장의 날 ①] 관상동맥 질환 잡으려면? 콜레스테롤부터 잡으세요
매년 9월 29일은 ‘세계 심장의 날’이다. 심장 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관상동맥 질환을 예방하려면 콜레스테롤을 관리해 동맥경화증을 막아야 한다.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이 도움이 된다.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며 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세계 심장의 날’…심장질환 중 대부분 관상동맥질환
-원인 콜레스테롤에 의한 동맥경화…환절기에도 특히 위험
-콜레스테롤 관리 위해 운동ㆍ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 필요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등산 마니아인 회사원 손모(49) 씨는 지난해 이맘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당시 서울 근교의 한 산을 오르던 손 씨는 갑작스런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같이 간 친구들의 도움과 119 헬기의 출동으로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신속하게 이송돼 고비를 넘겼다. 전해 들은 병명은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그는 “당시 환절기였다. 최저기온이 갑자기 전날보다 10도 가까이 떨어졌던 날이었다”고 했다.

매년 9월 29일은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2000년 세계심장연맹(WHF)이 제정한 ‘세계 심장의 날’이다.

심장 질환 중 환자가 가장 많은 병이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질환이다. 관상동맥 질환은 손 씨가 앓은 급성 심근경색이 대표적이다. 동맥경화증에 의해 주로 발생하며, 대부분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원인이다. 때문에 심장 질환을 예방하려면 콜레스테롤 관리가 필수다.

▶관상동맥 질환, 환절기에 위험=환절기에는 최저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일교차가 크다. 이때 심장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심근경색 같은 관상동맥 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

이철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은 동맥경화반이 갑작스럽게 파열되면서 급성으로 혈전이 형성 발생한다”며 “환자의 약 50%는 교감신경계가 갑작스럽게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즉 극심한 흥분, 격렬한 운동, 갑작스런 추위 노출, 지진, 화산 폭발, 말다툼 등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했을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위에 갑작스럽게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올라가 심장에 부담을 준다”며 “추울수록 혈액 응고시스템이 더욱 활성화되고 염증 지표도 올라가 급성 심근경색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관상동맥 질환은 고령일수록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물론 가족력이 있으면 젊었을 때에도 발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사람은 깨끗한 동맥을 가지고 태어난다”면서도 “세월이 흐르면 동맥에 콜레스테롤 찌꺼기가 쌓이고 염증이 생겨 동맥경화증이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 “가족력이 있고 위험인자가 많다면 동맥경화증이 일찍 발생해 젊은 나이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나이가 들어서 발생하거나 혈관 질환없이 살 수도 있다”며 “동맥경화증 자체로 사람이 죽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동맥이 피떡으로 막혀서 발생하는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사망한다는 것이 무서운 사실”이라고 했다.

윤종찬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의 위험 요인은 고지혈증, 고혈압, 흡연, 당뇨 등이 대표적이다. 관상동맥 질환의 가족력, 비만, 운동 부족, 여성의 폐경 등도 꼽히고 있다”며 “이들 위험 요인이 많을수록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고 했다.

▶콜레스테롤 잡아야 관상동맥 질환 예방=급성 심근경색, 불안정 협심증 등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죽상 동맥경화증이 생기고 급격한 혈전 형성으로 갑자기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면서 흉통 또는 심근 괴사 등에 이르는 상태다.

증상이 나타난 후 빠르게 병원에 도착해 스텐트 등의 중재 시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더라도, 이미 다른 부위에 형성된 혈전 등을 처치하지 못하면 재발 위험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급성 심근경색은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미 앓고 있는 사람은 재발 방지를 위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콜레스테롤 관리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220~250㎎/㎗ 이상인 상태가 고콜레스테롤혈증이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적절히 치료되지 못하고 악화되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전세계적으로 고콜레스테롤혈증은 관상동맥 질환(허혈성 심장 질환)의 56%, 뇌졸중의 18%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상동맥 중재 시술 환자의 약 40%는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을 동반하고 있다. 특히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은 그 수치가 높을수록 관상동맥 질환 발생 위험이 남자는 약 2.3배, 여자는 약 1.4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중 총콜레스테롤ㆍLDL 콜레스테롤ㆍ중성지방 수치가 증가돼 있거나 HDL(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돼 있는 상태다. 이상지질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을 앓아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을수록 조기 약물치료를 통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해야 한다.

이 교수는 “혈중 LDL 콜레스테롤 농도를 인위적으로 낮췄을 때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줄어든다는 사실은 대규모 역학 연구와 함께 스타틴 계열의 약제가 임상에 도입되면서 밝혀지게 됐다”며 “임상 연구를 통해 스타틴, 에메제티브, PCSK9 억제제 같은 LDL 콜레스테롤 저하가 사망률과 급성 심근경색증ㆍ뇌졸중의 발생률을 줄이는 동맥경화증 치료제로 확립되게 됐다”고 했다.

관상동맥 질환을 예방하려면 금연, 운동, 식습관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이미 콜레스테롤 관련 질환이 시작됐다면 약물 치료를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특정한 음식을 집중적으로 먹는다고 혈관 건강에 좋다는 증거는 없다. 골고루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적절하게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격렬한 운동은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날마다 30~60분 땀이 날 정도의 빠르기로 걷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콜레스테롤이 원인인 동맥경화증의 합병증인 급성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이 발생할 때 위험해지므로 예방이 최선”이라며 “금연 등 생활 습관 개선을 적극 실천하면서 LDL 콜레스테롤 저하제 등 효과가 입증된 약제를 전문의와 상의해 복용 여부를 결정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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