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업무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별로 인기가 없었어요. 사고가 많아 야근도 많고 낙후된 이른바 ‘3D’ 산업이었죠. 석탄으로 가는 증기기관차 때문에 철도인을 ‘깜둥이’라고 부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니 승진은 잘 되는 편이었어요. 기술직으로 공무원을 시작해 철도시설공단 이사장까지 하고 있으니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똑똑한 인재들이 대부분 다른 부처로 옮겨가던 시절, 김 이사장은 우직한 성격 탓에 그저 철도 업무에만 집중했다. 철도가 인기는 별로 없었지만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데 보람을 느꼈다.
우리나라 철도 산업의 주요 현장은 대부분 그의 손길을 거쳤다. 2004년 건설교통부(지금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을 재직할 때 경부고속철도 1단계 구간이 개통됐고, 한국철도시설공사 부이사장이던 2010년엔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이 완성됐다. 철도시설공단이 2004년 1월 철도청에서 분리될 때 담당도 그였다.
“이젠 KTX가 깔리고, 국민들이 철도를 더이상 낙후된 산업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철도인들에 대한 인식도 많이 좋아졌구요. 계속 노력해야죠.”
김 이사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신바람 나게 일하자’라는 말을 자주 한다. 출근길이 즐겁고, 함께 일하는 상사, 동료와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신바람 나게 일할 때 일의 능률도 오르고 조직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진다는 생각에서다. 직원들 사이에선 ‘소탈한 이사장님’으로 통한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직원과 마주치면 늘 먼저 인사한다. 운동을 좋아해 틈틈이 직원들과 탁구를 친다. 최고 경영자로서 권위의식보다는 다정한 아버지, 친근한 이웃 아저씨처럼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분야별 전문가가 인정받는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기술직이 인정받고 분야별 전문가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신바람 나는 조직을 만들어야죠.”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