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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엇갈리는 유통가 ③] 물가는 치솟고 보너스는 없고…‘우울한 추석’
[사진=사라진 명절 특수와 힘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여파로 자영업자들은 매출에 허덕이고 있다. 사진은 일산의 한 횟집]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여파
-명절 앞두고 보너스 대신 선물세트 대체
-물가까지 비상…주부들도 ‘추석 두려워’
-자영업자들도 ‘차라리 쉬는게 낫지…’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일산에서 작은 횟집을 운영하는 50대 김모 씨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매일 매일이 좌불안석이다. 그는 “곧 명절이 코앞인데 직원들이 보너스라도 더 챙겨주지 않을까 하고 기대들 하는데 답이 없더라고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직원 급여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오르지 않는 매출로 하루하루가 초조하기만 하다.

이처럼 한해 중 가장 풍요로운 시기인 한가위가 다가 오고 있지만 서민들은 어느 해보다 우울한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19일 고양 덕양구 한 아파트 단지에 자리잡은 수퍼마켓은 손님이 서너명에 그칠 정도로 한산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 선물용 세트를 진열하던 강모(44) 씨는 “올해는 솔직히 작년보다 추석 선물 매출이 떨어질것 같다”며 “추석(선물)세트 사러 왔다가 가격만 힐끔보고 그냥 가는 주민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페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는 강주영(29ㆍ여) 씨는 올해도 명절 보너스를 받았지만 최저임금이 크게 오른데다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도 줄어든 탓에 보너스액수는 작년만 못했다. 강씨는 “작년 추석만 해도 아르바이트생 명절 떡값까지 챙겨주었는데 올해는 힘들다”며 “돈 들어갈 곳은 많은데 주머니 사정은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사라진 명절 특수에 모두가 시름을 앓고 있다. 전통시장은 이미 특수가 사라졌고, 자영업자들은 떨어지는 매출에 한숨만 쉴뿐이다. 소비자들은 가벼워진 지갑에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일산 덕양구의 전통시장을 찾은 시민들의 지갑은 꽉 닫혀 있었다. 시장 상인들은 손님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고 손님들은 상인에게 연신 가격만 물었다. 과일매장 직원은 “가격만 묻고 비싸다고 가는 손님이 많다”며 “제사상에 필수인 배가격이 하룻새 또 올라 파는사람도 사는 사람도 힘들다”고 했다. 19일 aT유통정보부에 따르면 배(신고) 15㎏ 상품은 3만7337원에 거래됐다. 전날인 18일에는 3만5724원으로 하루새 가격이 1600원이 올랐다. 토마토(10㎏ 기준)는 한달사이 154%가 오르면서 4만2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 옆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화영(55) 씨는 올해 추석 연휴가 부담스럽다. 김씨는 “인건비가 너무 올라 단가 맞추기가 어려워 최근에는 직원을 내보내고 가족들이 일을 도와주는 상황”이라며 “예전에는 추석 연휴에도 장사를 했는데 요즘은 평일에도 근로시간 단축으로 손님들이 뜸하다”며 “올해 추석땐 속편히 그냥 쉬는게 나을 듯하다”고 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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