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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무역전쟁 격화…국내 전자업계로 불똥
삼성전자·SK하이닉스 中서 생산
對美 수출 반도체 모듈 등 포함
물량 적지만 국내생산 전환 검토

美 태양광모듈 중국산 장비도…
LG전자 관세부담에 비용증가  

미국과 중국의 통상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국내 전자업계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한 3차 관세 부과 품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모듈(부품 집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LG전자가 미국에 짓고 있는 태양광모듈 공장의 중국산 장비도 해당돼 추가 비용부담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2000억달러(5745개 품목)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라고 지시했다. 관세는 오는 24일부터 부과되며, 내년부터 25%로 증가한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반도체 모듈이 이번 3차 관세부과 품목에 포함됐다.

지난 7월과 8월 1, 2차 고율(25%) 관세 품목에도 반도체(1차 메모리 소자ㆍ2차 메모리 집적회로 및 장비)가 포함됐지만 국내기업 제품은 사정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3차 관세 품목에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 모듈이 포함돼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 쑤저우(蘇州) 공장에서 후공정을 마친 후 미국으로 수출해 온 D램 반도체 모듈 일부 물량이 포함됐다. 다만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적어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쑤저우 공장에서 후공정 처리되는 삼성전자 D램 물량은 국내 화성공장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미국은 반도체 원산지를 후공정 처리 장소를 기준으로 삼고 있어 삼성전자의 D램이 한국에서 생산됐다 하더라도 패키징 등 후공정이 쑤저우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 관세부과 품목에 해당됐다.

삼성전자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중국산 D램 모듈을 국내 공장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우시공장에서 생산하는 일부 D램 메모리 모듈이 포함됐다. 이번에 관세품목에 포함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모듈 물량은 극소수로 피해규모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시공장에서 생산하는 D램 물량 대부분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소화하고 있어서다.

다만 기존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하던 물량은 국내 이천공장에서 생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태양광 업체도 유탄을 맞았다.

LG전자는 미국 정부가 10% 관세를 부과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미국 태양광 모듈공장에 들어가는 중국산 장비가 포함돼 있어 비용증가가 불가피해졌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앨라배마주(州) 헌츠빌에 태양광 모듈 조립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총 2800만달러(약 310억원)가 투입된 신공장의 총 생산규모는 고성능 N형 태양 전지판 500메가와트(㎿)다.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연간 100만장 이상 태양광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공장 가동을 위해 필요한 장비를 구할 곳이 사실상 중국밖에 없어 10% 관세를 부담하고 중국산 반도체 장비를 들여올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맞불 관세’ 장기화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통상협력팀장은 “무역분쟁이 장기화해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PC와 스마트폰 등 IT제품에 관세가 매겨지면 우리 기업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며 “세계 최대 IT제조국인 중국의 IT산업이 위축되면 그에 따른 부품산업도 악영향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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