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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히트가 日 우익 프로듀서 협업 취소 사태로 얻은 교훈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우익 성향의 일본 프로듀서와의 협업 계획을 취소한 것은 늦었지만 현명한 결정으로 보인다.

당초 방탄소년단은 오는 11월 발매 예정인 일본 싱글 앨범의 수록곡에 일본 걸그룹 AKB48 총괄 프로듀서인 아키모토 야스시가 가사를 쓴 ‘Bird’를 실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AKB48을 공연하게 하고, 성희롱성 노랫말을 써 여성을 성상품화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방탄소년단 팬클럽인 아미는 그의 우익 성향과 여성혐오적인 가사를 쓴 작사가라는 점을 들어 거세게 협업중단을 요구했다.

결국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11월 발매 예정인 일본 싱글 앨범의 수록곡이 제작상의 이유로 변경됩니다. ‘Bird’가 제외되고 ‘IDOL’ 리믹스 버전을 실게 됐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협업은 처음부터 이뤄지지 않은 게 옳았다. 하기로 해놓고 취소했기 때문에 일본 팬들의 반응을 면밀히 체크해야 하고 조심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이번 사태를 통해 방탄소년단 소속사와 방시혁 프로듀서는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다. 단순히 음악적인 작업만을 위해 뮤지션과 뮤지션이 만나는 것으로 기능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방탄소년단은 이제 국제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음악그룹이다. 함께 작업을 하게 되는 음악인의 성향, 인성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국가 대(對) 국가라는 관점이 개입되면 고려해야 할 점이 더욱 많아진다. 앞으로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팬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단순히 실력과 능력만 보고 작업해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 똑똑해진 팬들은 스타가 나쁜 길(?)을 가지 않게 감시의 눈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팬들은 사태의 본말을 정확히 알고 있다. 이것이 이례적으로 이번 사태를 소속사와 소속가수를 분리해서 바라보게 된 이유다.

아키모토와의 협업은 방탄소년단이 한 것이 아니다. 작게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시혁 총괄 프로듀서, 조금 더 구조적으로 보면 빅히트와 CJ ENM이 합작회사 설립을 진행하고 있고, ‘프로듀서48’의 제작과정에서 AKB48 소속사와 연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방탄소년단 소속사는 앞으로도 솔직하게 모든 음악과정을 공개하고, 팬들과 소통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교훈을 이번 일로 얻었을 것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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