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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칠성 ‘사이다 vs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긴 불황 돌파할 주류株 비밀 병기
- 폭염ㆍ주 52 근무제로 맥주 소비 급전직하
- 수입 맥주 비중 증가도 악재
- 맥주 대비 40% 저렴한 발포주, 원가 비중 낮아진 탄산음료 돌파구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지난 여름동안 연일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소비자들이 외부활동을 삼간데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회식이 줄어들면서 주류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소주와 병맥주 등 소매점 위주의 전통 주류 대신 탄산음료와 주머니 부담이 적은 발포주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칠성과 하이트진로 등 주류 관련 종목은 지난 2분기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분기 초입인 4월 초 대비 하이트 진로는 25.5%, 롯데칠성은 9.5%가량 하락한 상태다.

맥주 시장의 부진이 주류 업종의 하락세를 야기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3분기 맥주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4.2%, 58% 줄어든 2233억원, 69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클라우드와 피츠를 내세운 롯데칠성의 주류 부문 역시 상반기 311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3분기에도 128억원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예년 기온을 크게 웃도는 폭염이 이어졌고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업소용 시장 의존도가 높은 레귤러 맥주 시장이 크게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마트에 따르면 올 7~8월 성수기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다. 여름이 맥주 매출 최성수기라는 상식이 깨진 셈이다.

지난 1월과 6월부터 각각 미국과 유럽연합(EU) 지역에서 수입되는 모든 맥주에 관세가 면제된 점도 국내 맥주시장의 위축을 불러왔다.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미국산 수입맥주 누계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2578만 달러, EU산 수입 맥주 금액은 22.2% 증가한 9759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유정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타 국가의 맥주 수입량도 꾸준히 늘고 있어 국내 시장 내 수입 맥주의 점유율은 더욱 더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주 종량세 체계 도입안이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 빠진 것 역시 국내 주류 업체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국산과 수입 맥주 간 차별 요소를 없애기 위해 종량세 도입이 시도됐지만 수입 맥주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대 여론에 직면했다.

부진한 맥주 매출을 대신하기 위해 하이트진로는 발포주인 ’필라이트‘를, 롯데칠성은 사이다를 비롯한 탄산음료를 적극 밀고 있다. 발포주는 홉의 비율을 10% 미만으로 줄여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주종. 기존 맥주 대비 가격이 40%가량 저렴해 최근 늘어나고 있는 혼술족에게 인기가 높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필라이트와 필라이트 후레쉬의 누적 판매량은 3억캔을 돌파했고 2분기 4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필라이트의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40.6% 늘어난 45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맥주업체들이 부진을 경험하는 가운데 발포주는 유일한 성장 부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칠성은 이익률이 높은 탄산 매출 비중이 25%까지 올라오면서 주류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하반기부터 코카콜라 대비 부진한 펩시콜라의 소매점 비중을 늘리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캔이나 플라스틱 병 등 포장재 가격은 올랐지만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음료 부문의 원가율는 상반기 0.6%포인트 개선됐고 이같은 추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면서 “3분기 음료 부문 영업이익은 53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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