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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동행하는 4대 그룹 대표…‘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 실현 초석 놓는다

- SOCㆍ에너지ㆍ통신ㆍ가전 경협에서 핵심 역할 전망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그룹 총수로 사상 첫 방북
- 비핵화ㆍ대북제재 완화 전제…경협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

[헤럴드경제=산업섹션]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이어지는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 자격에 4대 그룹 대표를 포함해 경제인들이 대거 포함하며 남북경협의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굴지의 그룹 총수들이 대거 동행하는 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룹의 투자 의사결정권을 쥔 총수들이 대거 동행하는 데서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 실현의 핵심을 남과북 모두 기업인들의 투자 의지에서 엿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남북경협을 위해선 북한의 핵 폐기와 대북 제재 완화 등 험난한 전제 조건의 충족 과정이 필수적이지만, 남북 대화 기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만큼 궁극적으로는 남북경협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긍정론이 힘을 받고 있다.

▶4대그룹 SOCㆍ에너지ㆍ통신ㆍ가전 경협에서 핵심= 이번 방북 특별수행원에 포함된 기업인들의 면면을 통해 향후 남북경협의 전개 방향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재계는 남북경협 재개 시 철도와 도로 등 SOC 건설 부문과 러시아를 연계한 에너지 사업, 북한의 광물자원 사업과 통신인프라 사업, 가전사업 등에서 향후 남북 간의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과 LG는 과거 북한에서 TV 임가공사업을 영위한 바 있어 소비자 가전 사업의 재개 가능성이 졈쳐진다. 삼성전자는 1999년부터 평양에서 TV와 유선전화기, 라디오 카세트 등 전자제품을 위탁가공 생산한 바 있으며, LG전자 또한 1996년부터 2009년까지 북한에 TV조립을 맡기는 임가공 협력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또 LG상사나 삼성물산 등 상사부문에서는 북한의 광물 자원 개발 협력에 나설 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에너지를 주력사업으로 영위 중인 SK그룹은 북한과의 경협이 실질적 시너지를 가져다줄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과 SKE&S는 북한을 경유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들여올 수 있다. 특히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 산 천연가스(PNG)를 도입하면 천연가스를 액화해 운송하는 LNG(액화천연가스)와 비교해 경제성이 높아 상당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힘을 실어줄 절대적 원군이 될 수 있다.

남북 간 정보통신기술(ICT) 교류에도 SK그룹은 핵심적 역할수행이 기대된다. 이미 SK텔레콤은 CR센터 산하에 10여명 규모의 남북협력기획팀을 신설하고 남북 간 정보통신기술(ICT)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북한의 통신 인프라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전반에서 대북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아직 3G에 머물러 있고 작년 6월 기준 휴대전화 보급 대수가 474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철도와 도로 등 SOC 부문에서는 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 등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취임 이후 북한의 인프라 투자나 철강업 투자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앞서 지난달에는 그룹 차원에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로템 등이 건설과 철도 부문에서 핵심적 역할이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대북 사업에 참여한 경험과 능력을 보유한 대표 건설기업이고, 전동차, 고속전철 등 다양한 철도사업을 하는 현대로템은 남북경협이 물꼬를 트면 다양한 철도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북 총수의 세대교체…삼성 그룹 총수 첫 방북= 이번 정상회담의 경제인 동행은 남북경협을 넘어 또 다른 측면에서 총수의 세대교체와 맞물리며 눈길을 끈다. 삼성그룹 총수가 사상 처음으로 방북에 동행하는 것은 물론, LG그룹 총수는 취임 후 석 달 만에 방북길에 오르게 됐다.

이번 경제인 특별수행원 중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단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앞서 1ㆍ2차 정상회담에는 이건희 회장이 동행하지 않고 윤종용 부회장이 참석한 바 있다. 삼성그룹의 총수가 방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재판을 염두에 둔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은 재판대로 엄격하게 진행될 것이고 일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방북 수행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40대였던 최 회장은 함께 방북한 다른 재계 인사들의 짐을 챙기고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6월말 그룹 회장에 취임한 구광모 회장은 이번 방북으로 석 달 만에 첫 공식 대외 활동 무대에 서게 됐다. 부친인 고 구본무 회장은 2000년, 2007년 두 차례 방북에 모두 참석한 바 있다. 이번 구 회장의 방북으로 LG그룹은 세 차례 정상회담 방북에 모두 총수가 동행한 유일한 그룹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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