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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입금액 2100억’ 조직 잡고도 압수는 2억뿐…진화하는 불법자금은닉
서울청 광역수사대가 검거한 불법 인터넷경마 조직폭력배 일당의 사무실. [사진=광역수사대]

-점조직 운영, 커피숍서 만나고 대포차 활용
-통장 1개월만 쓰고, 2000만원씩 소액인출해
-경찰 “수법 진화한만큼…활동에 박차”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불법 스포츠토토와 인터넷 경마업체’(이하 불법도박)의 활동이 날이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운영 수법도 함께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15일 경찰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청 광역수사대는 7년간 2100억원 상당의 금액의 통장을 운용한 불법 인터넷경마 업체 운영 조직폭력배 일당 66명을 검거했지만, 현금 1500만원을 포함한 2억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환수조치하는 데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폭력배 일당이 가명을 사용하고, 도박 센터 인근 커피숍에서 만나 수익을 정산하는 등 은밀하게 활동했다”면서 “차도 대포차를 사용하고, (경매 관련) 입금통장도 한달 정도만 ‘소멸성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비정상적으로 많은 금액이 통장에 입금되면, 국세청 등 사정기관에서 활동내역에서 감시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것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적발시) 환수조치되는 것을 알고 주도면밀하게 활동했다”고 말했다.

이들 조직은 활동 자체를 점조직으로 구성했다. 서버장을 두고, 그 밑에 총판이란 직책을 뒀으며, 각 도박 센터를 관리하는 센터장을 둬서 도박행위자들과 접촉했다.

사이트에 대한 단속이 진행될 경우에는 즉각 사이트를 폐쇄했다. 센터 건물은 전세로 계약했고, 단속이 시작될 경우 은밀하게 장소를 옮겼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조직의 증거인멸 방식이 발전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도박 프로그램 등도 업그레이드 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가 검거한 스포츠 도박 일당 65명도 치밀한 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20여개 불법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는데, 수익금을 빼낼 때는 1000여개 계좌를 통해서, 현금인출기를 돌아다니며 하루 2000만~4000만원 가량의 금액을 인출했다.

해외와 국내에서 도박 서버들을 운영하고, 조선족으로 이뤄진 사무실 보호팀(경호팀)을 운영하면서, 외부인의 접근에 대응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법이 치밀해지는 만큼, 경찰도 이들 일당을 잡기 위한 방편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면서 “다른 사정기관 단체와 공조하거나, 경찰내부 첩보망을 통해서 이들 단체를 추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광역수사대의 수사에는 경찰과 한국마사회의 공조를 통한 검거 작전이 이뤄졌다. 마사회 불법도박 단속팀이 확인한 불법 사이트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 등을 발부해 수사를 진행했고, 운영 일당을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외부 기관과 공조를 통해 불법도박 운영업체를 검거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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