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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강진여파 무서운데…‘여행취소 하려면 수수료 내라’ 분통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강진 당시 발생한 대형 산사태로 사실상 마을 전체가 매몰된 아쓰마초(厚眞町)에서 사고 사흘째인 8일 밤 실종자 3명에 대한 수색작업이 계속되는 모습. [연합뉴스]

-“추석때 일본 가기로 했는데…” 여행객 ‘불안’
-강제성 없는 표준약관…항공사 마음대로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1. 직장인 김모(36) 씨는 오는 추석을 맞아 가족들과 일본 홋카이도 여행을 계획했지만 고민에 빠졌다. 일본 지진 소식이 들리면서 안전에 우려가 됐던 것. 결국 고민 끝에 김 씨 가족은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 오랜만에 3대 가족이 모두 가는 여행이었지만 무작정 강행하기엔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김 씨는 “아내와 나는 둘째치고, 환갑이 넘은 부모님과 세 살배기 아들도 함께 가는 것이어서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었다”며 “다같이 해외여행 가는 것이 쉽지 않아 너무 아쉽지만 안전하게 국내 여행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2. 직장인 이모(34ㆍ여) 씨도 오는 22일 시부모님을 모시고 오사카 여행을 가기로 했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홋카이도의 지진 소식을 접하고선 괜히 오사카 지역까지 여파가 있을까 봐 우려가 되는 것. 여행을 취소하자니 수수료까지 내야 한다고 해서 고민이다.

이 씨는 “남편이 우선 상황을 더 지켜보자고 해서 아직까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이러다 다른 여행지 비행기나 숙소까지 놓칠까봐 걱정”이라며 “시간은 조금 남았는데 너무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일본 홋카이도 강진 여파가 계속되면서 추석을 맞아 일본 휴가를 계획했던 여행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부 여행객들은 천재지변에도 불구하고 취소 수수료를 물어야 해 취소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유럽지중해지진센터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0시 55분께 일본 홋카이도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 6일 새벽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계속 일어나는 여진 중 가장 큰 규모다. 홋카이도에선 9일 강진 이후 진도 1~4의 여진이 150회 이상 이어지고 있다. 이번 강진으로 최소 4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여행사나 항공사에선 일본 여행객들의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오사카 태풍에 이어 홋카이도 강진 소식에 추석때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일본 현재 상황이나 취소 수수료를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일부 여행객들은 여행을 취소하고 싶어도 높은 수수료 탓에 취소를 더 망설이기도 한다.

직장인 서모(36) 씨는 “가족들과 함께 편하게 가려고 여행 패키지를 구매했는데 취소 수수료만 100만원이라고 들었다”며 “개인적인 사유도 아니고 자연재해로 인한 변동 사항인데 너무한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국외여행 표준약관에 따르면 ▷천재지변 ▷전란 ▷정부의 명령 등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할 경우 별도 수수료 없이 여행상품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는 권고사항에 불과해 강제성이 없는 실정이다.

항공사들은 자체적으로 취소 수수료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한공은 12일까지 출발하는 항공권에 한해서만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13일~19일 출발 항공권에 대해선 취소가 아닌 예약 변경 수수료만 면제해주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항공사에서 결항한 항공권에 대해서만 환불이나 예약 변경시 위약금을 면제해준다.

이같은 항공사들의 수수료 정책이 ‘갑질’ 행위라며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이를 고발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추석 연휴에 홋카이도 여행을 계획했다는 한 청원자는 “지진 태풍으로 많은 피해와 사상자가 발생해 여행을 취소하려고 5일전부터 여행사에 요청을 했는데 천재지변이라도 취소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했다”며 “표준 약관에 천재지변시 환불 조치한다는 규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일 발생이 아니기 때문에 취소 수수료를 내라는 여행사의 뻔뻔함에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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