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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시장 긴급진단] 서울서 내집 마련...참여정부 때보다 더 어려워

소득대비 아파트값 역대 최고
중위소득 구매여력 3년째 급감
매수우위 급상승...자산가 주도
새집 이어 11~15년차 갭매우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참여정부 당시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수치상 오름 폭은 그때만 못하지만, 실제 서울에서 아파트를 장만하기는 훨씬 더 힘들어 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6.85% 올랐다.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5.28%)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남은 4개월 동안 현재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10%가까이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 년 새 무려 24.11%(2006년) 폭등했던 참여정부 당시보다 수치상으론 낮지만,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때부터 촉발된 부동산 활황기 누적 상승률은 25.11%에 달한다.

반면 무주택자의 고통은 더 심해졌다. 가계소득 대비 서울 아파트가격 비율(아파트PIRㆍPrice to income ratio)은 지난 2분기 9.9까지 올랐다. 2008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다. 이는 1년 동안 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9.9년을 모아야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지표인 서울의 KB주택구입 잠재력지수(KB HOI)는 16.7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KB HOI는 중위소득 가구가 현재 소득과 자산 상태에서 실제로 혹은 잠재적으로 구입 가능한 아파트를 보여주는 지표다. 서울 지역의 KB HOI가 16.7이라는 것은 서울에 거주하는 중위소득 가구가 KB시세에 등재된 아파트의 16.7%만 구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지표는 2015년 1분기 48.2까지 올랐지만 이후 줄곧 떨어지고 있다.

중위소득 가구의 구매여력 하락에도 서울 아파트를 사겠다는 발길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지난달 서울의 매수ㆍ매도자 동향을 보면 매수우위지수는 128.0으로 조사됐다. 2002년 초 이후 최고치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사이로,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이 용광로처럼 뜨거운데 비해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는 뜨뜻미지근하다. 경기도의 매수우위지수는 49.7로, 지난 7월(37.8)보단 높아졌지만 1년 전 70선을 오갔던 것을 떠올리면 차분한 편에 속한다. 이처럼 서울 집값만 뜨거운 것을 놓고 비정상적으로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특히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호가 중심의 가격 상승은 실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한 동안 불었던 ‘새 아파트’ 열풍에 이어 ‘중년’ 아파트가 인기다.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이 국토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는 입주 11~15년차 구축 아파트로, 14.8%올라 새 아파트(5년 이내) 상승률(10.9%)보다 높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에 꾸준히 유입되면서 ‘갭 메우기’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정부규제에 따른 집값 조정이 단기에 그치자 관망세를 유지한 주택매입 대기수요가 갭메우기식 거래로 확산되면서 2018년 서울아파트 값은 전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단기 급등에 따른 거품논란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추가 정부 대책 가능성 등으로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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