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철강업계…출구가 없다?

-밖으로는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수출 발목
-안으론 수요산업 부진ㆍ친환경 정책 부담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대내외 악재가 올들어 연이어 이어지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안으로는 수요부진, 밖으로는 미국과 EU의 통상압력 등으로 수출시장이 위협을 받고 있기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온실가스 다배출 사업인 철강업계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세계 보호무역주의로 수출 여건 최악 = 미국발 보호무역주의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수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올해부터 대미 수출 물량을 2015년~2017년 수출의 70%인 268만t으로 줄이는 쿼터를 적용받고 있다. 여기에 고관세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가 미국에 국한된 것만 아니다. 문제는 세계 각국으로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철강 수출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캐나다 정부는 수입산 철강 쿼터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데 이어 EU도 철강품목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잠정 발효했다. 이는 미국으로 수출되던 철강이 고율 관세를 피해 캐나다와 EU로 밀려들어올 것을 우려한 조치다.

한국은 지난해 EU에 철강 350만톤을 수출해 4위 철강 수입국으로 뛰어올랐으며 캐나다에서도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 수입국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EU와 캐나다 등 수입 규제가 확대된다면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돼 어려움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안으로도 드리워진 암운 = 수출시장뿐 아니라 국내시장의 여건도 녹녹치 않다. 자동차, 건설, 조선산업 침체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추가 감축 등이 위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신차효과가 약화되면서 판매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수입자동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움직임도 국내 자동차 산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설도 해외 수주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보고서 ‘2018년 하반기 건설ㆍ주택 경기 전망’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주택경기 하방압력이 거세지고, 공공 수주마저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국내 건설수주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15.4%이상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선산업 역시 수주 증가세가 예상만 못한 데다 실적 부진이 지속돼 철강 가격 인하를 호소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최근 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 로드맵 수정안’을 마련하면서 해외에서 줄이기로 했던 온실가스 감축량 대부분을 국내에서 자체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수정안에 따르면 산업계에서만 4220만t을 더 줄여야 하는 셈인데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 시세(6월28일 기준 t당 2만6,250원)를 적용하면 산업계의 추가 부담은 연간 1조1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문제는 국내 산업계가 떠안아야 할 온실가스 감축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벌써부터 배출권 가격이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배출권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배출권을 사야 하는 기업들이 짊어지는 비용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는 미국에 이어 EU와 캐나다 등 수입 규제가 확대되고 있어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길은 더욱 좁아 지고 있다”면서 “대내적으로도 주요 수요산업의 부진으로 인해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atto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