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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톡톡] 글로벌 제약사 윤리규정 강화, ‘판촉물 제공도 금지 권고’
[설명=제약사들이 의사들에게 판촉물 제공을 금지하고 학술행사에서 펜과 메모지만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기념품 및 판촉물 제공 금지하기로
-학술/교육행사에서 필기하는데 필요한 펜과 메모지만 제공
-업계 “윤리성 강조 이해하지만 홍보 활동 어찌하라고” 불만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제약사들이 의사들을 상대로 기념품 및 판촉물을 제공하는 것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의사를 대상으로 한 기본적인 홍보 활동조차 막히게 되자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우선 국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제약사부터 적용할 예정이지만 국내사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는 세계제약협회(IFPMA)가 보건의료전문가에게 기념품 및 판촉물 제공을 금지하도록 한 윤리규정을 개정하자 이를 받아들여 오는 2019년부터 개정 내용을 따르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KRPIA는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의 공식 모임으로 한국화이자제약, 한국노바티스 등 41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이번 개정 내용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보건의료전문가 개인에게 기념품 등 일체의 물품을 제공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전문의약품과 관련한 판촉물 제공도 전면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학술/교육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필기하는데 필요한 펜이나 메모지 정도는 소액이고 합리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회사명만을 표시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IFPMA는 지난 6월 각 국가별 협회들과 글로벌 제약 회원사들에게 개정 사항을 해당 규약에 반영해 시행하도록 권고했고 이에 따라 2019년부터 이 개정안이 세계 각국에서 전면 실시될 예정이다.

KRPIA 관계자는 “정부가 제약업계의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제약협회에서도 전 세계 제약업계의 투명성과 윤리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규약을 개정하고 있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맞춰 제약산업이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동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념품 및 판촉물 제공을 전면 금지한다는 것에 난감함을 표시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적용 대상이 된 다국적제약사 마케팅/영업 담당자들은 발등의 불이 됐다. 한 다국적제약사 마케터는 “의사를 찾아갈 때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판촉물조차 가져가지 못하면 그야말로 빈손으로 가야하는 상황”이라며 “판촉물은 경제적인 이익 제공도 아니고 단지 의료진에게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마케팅 도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런 영업 환경 변화에 속하지는 않지만 국내사도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이번 개정안이 세계제약협회에서 추진한 것인 만큼 결국 국내제약사도 언젠가는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시간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세계제약협회에 가입돼 있다.

한 국내제약사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서는 약사법과 부정청탁방지법 등 윤리성에 대한 장치가 충분히 마련돼 있다”며 “하지만 다국적제약사들의 영업 변화가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국내사들도 이를 따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다른 관계자는 “이미 의사와 식사는 물론 커피 한 잔 마시기도 어려울만큼 영업 환경이 각박해졌다”며 “솔직히 의사에게 펜과 메모지만 주라고 하는 규정은 아무런 영업도 하지 말라는 말로 밖에는 안 들린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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