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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나가는 위워크(WeWork)가 적자인 이유는?
서울에만 총 12개 지점 목표...일본, 싱가포르보다 많아
전문가들 "지속가능한 비지니스모델 스스로 증명해야"


[더인베스터] 올해 초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부터 최근 서울역 서울스퀘어까지 서울 시내 오피스빌딩의 매각가격이 연이어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그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미국 ‘코워킹’ 스타트업 위워크(WeWork)다.

이들 건물들은 하나같이 입지가 좋고 국내외 유명 대기업들이 입주해 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높은 공실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하지만 위워크가 장기임대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공실률이 낮아졌고 건물주들은 비싼 값에 새 주인에게 건물을 매각할 수 있었다.

위워크여의도

위워크 역시 혜택을 누렸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기임대 조건으로 1-2년 동안 프리렌트(무상임대)를 보장받기도 하고 수십억원에 이르는 인테리어비용을 지원받았다.

한 부동산컨설턴트는 “최근 오피스매물 신고가 행진이 반드시 위워크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일부분 버블을 조장하는 면은 분명히 있다”며 “위워크와 건물주에게는 이익이지만 새 주인에게는 분명 거품이 낀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위워크는 더케이트윈타워와 서울스퀘어에 각 35년과 20년 장기계약을 맺었다.

서울은 위워크가 최근 아시아확장에 집중하면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 됐다. 현재 9개 지점이 영업 중이고 올해 중 2개 내년 상반기 1개가 추가 오픈 예정이다. 일본과 싱가포르에 각 10개, 9개를 운영 중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 내 성장세가 무척 빠른 편이다. 9월 종로타워점이 오픈하면 총 수용가능인원은 1만5천명에 이른다.

이에 위워크 관계자는 “서울이 교통 및 인프라가 잘 발달돼 있고 인구밀도가 높다 보니 주요 지역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위워크에 힘입어 우리나라 공유오피스시장이 당분간 성장세를 지속 할 것으로 내다봤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현재 600억원에서 2022년 77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 스타트업 뿐 아니라 현대카드, LG서브워,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대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들이 주요 랜드마크빌딩을 소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로서는 이 건물들의 공실률도 낮추고 유망한 사업에 투자도 할 수 있는 셈이다.

부동산자문사 골든플래너스코리아 김지애대표는 “위워크는 오피스 임대규모가 크고 글로벌네트워크를 통해 물품들을 저렴하게 구입해 비용을 줄이기 때문에 소규모기업들은 물론 대기업들도 가격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무서운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위워크는 여전히 적자 상태다.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수조원의 투자를 받아 현금을 계속해서 소진하고 있다. 이달 초 처음으로 2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 매출이 4억2천억달러로 1년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적자가 7억2천만달러로 폭증했다.

회사는 공격적으로 지점을 확대하면서 비용이 먼저 발생하는 적자구조가 당분간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한국 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강북 지점들의 경우 공실률이 높은 상황이라 영업인력을 계속해서 충원 중이다. 업계에서는 파격적인 혜택을 받는 덕분에 초기비용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적자구조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대표는 위워크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회사의 비즈니스모델이 지속가능한지는 앞으로 스스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윤기자(jy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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