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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투자, 결국 부동산 택한 엄마의 승리

‘엄마는 아파트 보러 다니고, 아빠는 코스닥에 푹 빠졌다. 아이는 비트코인으로 인생 첫 ‘대박’을 노린다’

지난 1월 16일 자산시장을 가정에 투영해 본 설정이었다. 7개월이 지난 지금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803.62으로 시작했던 코스닥지수는 7월말 775.52%로 3.5% 하락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아파트 중위가격(㎡당)은 전국이 1.38%, 수도권이 3.13%, 서울이 6.08% 상승했다. 1928만원(업비트)이던 비트코인 시세는 807만7000원으로 58%이상 급락했다. 일단 올해만 놓고 보면 엄마의 승리다.

연초만 해도 바이오주식 열풍으로 코스닥 열풍이 뜨거웠다. 하지만 바이오주 거품 논란과 회계부정 의혹 등이 불거지며 직격탄을 맞았다.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으로 외국인 투자심리도 악화됐다.

가상화폐 시장도 ‘투기’적 성격이 짙어지자 각국 정부가 육성보다는 규제 쪽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타격을 입었다. 우후죽순 생겨난 가상화폐들에 대한 신뢰도, 거래의 투명성 등도 도마에 올랐다.

부동산도 악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출규제에 세금폭탄까지 정부의 규제가 집중됐다. 하지만 4월 이후 잠시 눈치를 보던 서울 아파트값은 6월 이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정부의 보유세 카드가 예상보다 약한 탓도 있지만, 돈이 갈 곳을 잃은 탓도 크다. 5월 이후 증시가 급락했다. 코스닥은 더 하지만 2500을 넘던 코스피는 2200선을 위협받을 정도다.

특히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낙폭은 증시보다 더 깊다. 연초 이후 21일 현재까지 낙폭은 코스피 -8.6%지만, 삼성전자 -13.36%다. 삼성전자 뿐 아니다. 현대차와 LG화학, KB금융 등 자동차, 화학, 금융 등 주요업종 대장주의 낙폭이 모두 코스피 보다 크다.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예측이 어려우니 과거를 돌아보자. 8·31대책이 2005년 이후 2018년 최근까지의 증시와 아파트 변동율을 비교(증시는 8월 20일, 아파트는 한국감정원의 7월말 기준 통계)해봤다. 2005년 연초 100을 투자했다면 코스피는 251, 코스닥은 173이다. 아파트는 전국 160, 서울 174다. 코스피가 가장 좋았다. 코스닥은 출렁임이 너무 컸다. 아파트값은 실제에서만큼 많이 오르지는 않았다. 일물일가(一物一價)인 부동산의 특성상 지수가 현실을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크다. 하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값의 오름세가 상당하다는 점, 그리고 아파트 투자는 차입을 통한 지렛대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자. 실제 수익률은 코스피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주가는 이익과 유동성의 함수다. 양극화로 매년 부자들은 그 숫자도, 보유 자산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 최근 기업들의 이익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다. 반면 부동산으로의 유동성 유입은 꾸준하다. 최근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유동성이 몰리면 값이 더 오른다.

이 대로면 부동산만, 특히 서울과 수도권 일부만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유동성으로 끌어올린 가격에는 거품이 낄 가능성이 크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 집값 지수는 하락했다. 집값에 거품이 많다고 단언하기 어렵지만, 집값만 오르는 경제는 분명 문제가 있다. 예의주시할 때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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