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코스닥 떠나는 기관, 미디어ㆍ엔터株는 예외?

- 8월 들어 콘텐츠 관련 종목 집중 매수
- 플랫폼 경쟁으로 콘텐츠 사업자 몸값 ‘천정부지’
- “중국 시장 재개방이 분기점 될 것”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코스닥 시장에서 팔자세를 지속하고 있는 기관 투자가들이 유독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관련 종목들은 사들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미디어 환경이 콘텐츠 제작자 우위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 구조적 성장을 예상한 기관들이 선취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기관 투자가들은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대거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8월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 투자가가 순매도한 주식은 2878억원 어치에 달한다. 개인이 4785억원 순매수를 이어갔지만 외국인의 1132억원 순매도와 겹치면서 코스닥 지수는 한때 750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그러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관련 종목은 기관의 매도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오히려 기관은 8월 이후 ▷CJ ENM(726억원) ▷에스엠(364억원) ▷스튜디오드래곤(320억원) ▷JYP Ent.(225억원) ▷아프리카TV(153억원), 제이콘텐트리(114억원) 등 관련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모으고 있다. 이 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8월 들어 반등세로 돌아선 코스닥 오락문화 업종지수는 7월 말 대비 9.1%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기관 투자가들의 콘텐츠 산업에 대한 관심은 달라진 미디어 환경과 그에 따른 콘텐츠 사업자들의 성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바이스와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인터넷을 통해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안방으로 직접 제공하는 OTT(Over The Top) 서비스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의 대세가 되고 있다”면서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T&T의 타임워너 인수나 디즈니사의 21세기 폭스사 인수 등은 격화된 콘텐츠 플랫폼 시장에서의 경쟁을 보여주는 사례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콘텐츠 확보 경쟁은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의 몸값을 높여놨다. 특히 구독자를 확보해야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는 OTT 사업의 특성 상 연속성이 보장되는 드라마가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할 콘텐츠가 됐다. 이 연구원은 “넷플릭스가 2013년 제작한 ‘하우스 오브 카드’의 2개 시즌 제작금액이 1억달러(약 1100억원)인데 반해 최근 판권이 계약된 스튜디오드래곤의 24부작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판권 금액은 280억원 수준”라며 “OTT 사업자들이 한국 드라마 판권 구매에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음원 산업도 플랫폼에 비해 제작사가 유리한 환경이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엔터주의 매출이 콘서트와 광고 등 매니지먼트에서 나왔다면 최근에는 음원이나 영상 콘텐츠로 돈을 버는 규모가 커졌다”며 “콘텐츠의 저작권은 기획사에 귀속되는 만큼 수익배분이 회사에 유리하고 유통비용도 낮아 수익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화정 연구원은 “한중 관계 해빙으로 한한령 해제가 본격화될 경우 중국향 판권 판매가 반영되면서 콘텐츠 제조사들이 날개를 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