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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도 희망이 없다? 한국 증시, 청산가치 시대로 회귀

-코스피 PBR 1배 밑돌아…청산가치 수준
-무역분쟁에 기업 이익둔화로 외인 이탈
-강달러 지속 국면…외인 복귀 기대 어려워

[헤럴드경제=김현일ㆍ최준선 기자] 미ㆍ중 무역분쟁에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증시가 결국 ‘청산가치 시대’로 회귀했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이익 성장세마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코스피 엑소더스(자금 이탈)’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2598포인트(1월 29일 종가지수)를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코스피 지수는 불과 7개월 사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까지 급락하며 청산가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코스피 지지선으로 평가되던 2230선이 장중에 붕괴되고 PBR이 0.9배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PBR이 1배 이하라는 것은 기업의 모든 자산을 팔고 청산했을 때의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뜻이다. 앞서 ‘코스피 3000 시대’를 예상했던 증권사들도 증시가 급격하게 얼어붙자, 부랴부랴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 증시 반등을 이끌 ‘주도주’조차 보이지 않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은 공급 초과로 고점 논란에 시달리고 있고, 작년부터 증시 랠리를 이끈 바이오주도 올해 회계감리 이슈에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반등 조건으로 가장 먼저 ‘강달러의 진정’을 들고 있다. 최근 달러는 미국의 강한 경기회복,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 등에 힘입어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미ㆍ중 무역협상 재개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인 지난 17일 전까지만 해도 작년 7월 이후 최고점을 연일 경신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환차손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 투자자들로서는 한국 증시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해 6조5800억원 순매수하며 코스피 활황을 주도한 외국인은 올 들어 3조36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가 올 3분기 내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단기간 내 외국인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들어 원ㆍ달러 환율과 위안화ㆍ달러 환율이 과거보다 강하게 동조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위안화가 신흥국 통화의 대표성을 갖추면서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관계가 강해졌다”며 “중국 경기 둔화와 무역분쟁, 신흥국 불안 등 각종 위험이 산재해 있어 위안화 약세에 대한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는 10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에 대응해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환율 관리에 나설 9월 중순까지는 위안화와 원화가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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