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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천만 영화 주역 김용화 감독의 행보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1, 2편 ‘쌍천만 영화’를 탄생시킨 김용화 감독. 1,2편 동시제작은 모험이었지만 이 모험을 성공시켜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음을 알고 있다. 2013년 225억 짜리 프로젝트 ‘미스터 고’가 크게 망했지만, 비싼 수업료를 내고 망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었다.

“‘신과 함께’ 2편이 1편에 관한 평가보다 더 좋아 다행이다. 언론에서 민망할 정도로 잘 써줘 감사하다. 1부인 자홍(차태현) 중심의 이야기를 관객들이 어느 정도 받아들이니까 2부가 힘을 받을 수 있었다. 2부는 저승삼차사의 이야기가 하나로 섞여 들어가면서 집중도를 높였다. ”

김 감독은 ‘신과 함께’ 2부가 1부의 동어반복이 아니라 1부에서 심어놓은 서사가 강점이 된 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는 “영화 사이트에서 제기된 1부에 대해 산만함 등 몇가지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2부에서는 밀도를 더 높였다”면서 “진솔하게 이야기 하면 통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정우가 1부는 눈으로 보고, 2부는 가슴으로 본다고 했다. 순간순간 뭉클함이 느껴지면 2부는 소임을 다한 거다”고 말했다. ‘신과 함께-인과 연’에서 수홍(김동욱)과 강림(하정우)의 이야기가 적고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의 분량이 많아 진 것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모니터링한 결과다.

‘신과 함께’ 시리즈의 성공은 보편적 스토리와 시각적 특수효과(VFX) 기술로 요약된다. 2편 흥행의 일등공신으로 지속적인 폭염을 거론하지만, 이 두가지는 ‘신과 함께’를 받쳐주는 양 축이다. 보편적 스토리는 신파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가족과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졌다. 모자간(1부), 부자간(2부) 이야기는 찡함을 남긴다. 김 감독은 자신이 아버지 임종을 못해 2부에서는 아버지 정서가 더 많이 들어갔다고 했다. “나쁜 사람 없고 나쁜 상황만 있다”는 중요한 대사는 김 감독의 평소 소신이다.

“신파는 개연성과 통일성이 결여돼 느닷없이 감정을 말초적으로 등장시키는 거라고 생각한다. ‘신과함께-죄와 벌’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설정이 거북할 수는 있어도 필연적으로 따라가는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다.”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만들어내는 시각적 특수효과(VFX) 기술은 할리우드 기술력의 90% 이상 따라잡았다. 볼거리가 충분하다. 호랑이와 늑대 등의 생동감 있는 ‘털’을 만들어내 역동성을 제공했다. 최고의 볼거리는 물, 불, 철, 얼음, 모래 등을 주제로 한 7개 지옥이다. 물지옥의 경우, 현실감과 역동감을 잘 살려 나이아가라 폭포를 바로 앞에서 보는 것 같은 장관을 제공했다.

“CG는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매달렸다. 어느 정도 만족할만한 수준이 나왔다고 자부한다. 관객을 스크린에 빠져들게 했다면 VFX 슈퍼바이저와 함께 고생한 보람이 있다.”

김 감독은 대중이 원하면 ‘신과 함께’ 3, 4편 제작도 가능하다고 했다. 차분하게 점검해보겠다고 했다.

김용화 감독은 영화 기획과 감독, 제작을 겸하고 있다. 자금과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영화산업의 중심에 있다. 그가 사재를 부어 만든 덱스터 스튜디오는 많은 한국 영화의 CG 작업을 해오고 있다. 웬만한 컴퓨터 그래픽 작업은 미국에 갈 필요가 없다. 중국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덱스터 본사 직원은 350여명이며, 90여명의 직원이 일하는 중국 회사는 100% 김 감독이 소유하고 있다.

“크리에이터의 경계가 없어지는 시대다. 콘텐츠의 포맷과 장르의 구분이 점점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영화감독으로서 김용화는 기술 백업이 확실한 회사를 가지고 있다. 유사한 문화권에서 동시 개봉하는 작품을 만들고 배급까지 하고싶다. 아시아의 디즈니 같은 회사로 발전시키고 싶다.”

김용화 감독은 앞만보고 달려와 상흔이 많다고 했다. 좋은 남편, 좋은 아빠도 되고싶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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