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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톡톡] 발사르탄 ‘후폭풍’…총 1000억 증발했다
[설명=판매중지된 발사르탄 제제로 인한 매출액 피해가 1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발암물질 함유로 판매중지된 의약품 174품목
-해당 품목 지난해 처방실적 합계 1000억원 규모
-해당 품목 가진 중소제약사 매출 타격 불가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발암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사태가 한달 넘게 이어지면서 해당 의약품을 보유한 제약사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처방액 기준에 따르면 직접적으로 약 1000억원이 증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해당 품목의 처방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제약사가 체감할 피해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6일 ‘대봉엘에스’가 중국산 원료의약품(조품)을 수입해 만든 발사르탄 제제 59품목에 대해 추가로 판매중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발사르탄 제제 중 판매중지 및 처방을 제한받은 품목은 기존 115품목을 합쳐 총 174품목이 됐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의 지난 해 원외처방 실적에 따르면 이 품목들의 처방액은 약 1000억 규모에 이른다. 1차로 판매중지된 115품목이 520억원, 지난 6일 2차로 판매중지된 59품목이 약 51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제품은 대원제약의 ‘엑스콤비’다. 엑스콤피의 지난해 처방 실적은 약 100억원대로 발사르탄 제제 품목 중 3.8%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LG화학이 화이자로부터 도입한 ‘노바스크브이’가 79억원으로 큰 피해가 예상된다. 다음으로는 한국휴텍스의 ‘엑스포르테’가 74억원, JW중외제약의 ‘발사포스’가 63억원, 한국콜마의 ‘하이포지’가 53억원, CMG제약의 ‘아모르탄’이 51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엑스콤비, 노바스크브이, 엑스포르테, 발사포스 등 처방액이 많았던 제품들은 대봉엘에스가 수입한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번 2차 조사를 통해 판매중지가 된 것들이다.

하지만 제약사들로서는 당장의 매출 피해보다 앞으로를 더 걱정하고 있다. 한번 판매중지 처분을 받은 상황에서 식약처 조사 결과 인체에 무해하다는 판단이 내려져도 시장의 외면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제품들은 사실상 시장 퇴출을 당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고 했다.

더구나 식약처는 문제가 된 발사르탄 제제부터 조사를 하고 있지만 이 조사를 마친 뒤엔 다른 사르탄류(올메사르탄, 로사르탄, 이르베사르탄)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르탄류 고혈압약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해당 의약품 뿐만 아니라 모든 고혈압약, 특히 다른 나라(중국산 등) 원료를 사용하는 제네릭 제품은 사용량이 상당히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제네릭으로 매출을 올리는 중소제약사의 경우 이번 발사르탄 사태로 당장의 매출 타격은 물론이고 다른 제품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걱정하고 있다”며 “식약처 조사가 빨리 끝나야 사태가 마무리되겠지만 지금까지만으로도 국내 중소제약사들의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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