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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發 악재 제한적…유럽으로 전이 경계”
터키 금융불안으로 아시아 출렁
한국의 터키익스포저 0.5% 수준
안전성·대외건전성 신흥국중 최고

스페인·프랑스, 터키 대외채무 높아
동유럽·신흥국 연쇄적 충격 주목


터키발 금융불안에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전문가들은 터키 위기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경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유럽 또는 다른 신흥국으로의 위험 전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5% 떨어진 2248.45에 장을 마쳐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보다 3.72% 급락한 755.65에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1.98%, 1.52% 하락하는 등 터키발 금융시장 불안이 아시아 증시 전체를 흔든 모양새다.

다만 전문가들은 터키발 위기가 중장기적으로 한국증시에 미칠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올해 1분기 대외 익스포저 총액 가운데 터키 익스포저가 차지하는 비중은 0.5%로,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대외 익스포저란 외화대출, 외화 유가증권 투자, 외화 지급보증 액수 등을 합한 것으로, 특정 국가가 부도로 지급 불능 상태에 처할 경우 금융회사가 입을 수 있는 피해액의 총합을 의미한다. 터키의 대외차입 규모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0.7%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안전성과 대외건정성이 신흥국 가운데 최고수준인 점도 고무적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화부채 비중이 41%로, 상대적으로 건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한국 정부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부도보험료)은 북한발 기대감이 일부 소멸되며 일시적으로 반등했으나, 현재 40~50bp 수준까지 재차 하락한 상태다.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도 5.1%에 불과해 신흥국 가운데 가장 양호하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대외 건전성을 감안했을 때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다”면서 “최근 통화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터키, 아르헨티나, 남아공 등은 순대외자산 대비 외환보유액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낮아진 변동성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을 고려하면 코스피 조정시 매수 대응이 합리적”이라며 “매수에 적극적이거나 조급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매도에 나설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터키 이슈가 더 크게 불거지지만 않으면 달러 약세와 코스피 반등 조합이 찾아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터키발 금융불안이 유럽국가나 다른 신흥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터키 전체 대외채무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6%, 16%, 8%에 달한다. 터키 리라화 급락으로 스페인 BBVA은행과 프랑스 BNP 파리바,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 등 터키 익스포저가 높은 유럽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터키의 국가부도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유로존 은행들의 신용공급이 위축돼 경기가 취약한 동유럽 국가들에게도 연쇄적으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터키 사태에 따른 유로존 은행 시스템의 불안과 신용경색이 확산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대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터키 은행권→ 유럽 은행권 → 글로벌 은행권’으로의 위험 전이는 경계해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터키가 겪고 있는 정치적 혼란, 인플레이션, 경상적자, 높은 대외부채는 신흥국의 불안을 표현하는 공통분모”라면서 “터키가 미국과 극적인 타협에 실패할 경우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유동성 공급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따라 신흥시장에 부담을 줄 소지가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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