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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일 열대야…더 큰 고통 ②] 전립선 비대증 환자, 야간뇨까지 ‘이중고’
-열대야로 잠 잘 못 자는 데다
-빈뇨ㆍ요절박 등 증상 시달려
-주간 졸림증 등 일상에도 지장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전립선 비대증 환자인 회사원 전모(50) 씨는 열대야 이후 잠자리가 불안해졌다. 전립선 비대증이 발병한 뒤 수년간 해마다 열대야만오면 밤에 고생을 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에도 역시 야간뇨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다. 전 씨는 “평소 빈뇨과 야간뇨로 한밤에도 화장실을 찾는 횟수가 잦았다”며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하면 더 숙면을 취하기 어려웠다. 올해에도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열대야에 특히 고통 받는 사람이 전립선 비대증 환자다.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무더위에다 수면을 방해하는 야간죠 증상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빈뇨, 잔뇨감 등 증상이 나타난다면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중ㆍ장년 남성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전립선 비대증은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의 크기가 커지는 질환이다. 문제는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 소변 길을 좁게 만들어 배뇨 장애를 일으킨다는 데 있다.

윤병일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전립선이 커지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른 만성 질환처럼 여러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원인은 노화로 인한 남성호르몬의 불균형”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전립선 비대증은 50대 남성의 50%, 60대의 60%, 70대의 70%가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요즘처럼 열대야가 이어지면 더 힘들다. 대표적 증상인 야간뇨로 잠에 들기 더 어렵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DB]

전립선 비대증의 증상은 크게 소변을 볼 때 느끼는 배뇨 증상과 소변이 방광에 찰 때 느끼는 저장 증상으로 나뉜다. 배뇨 증상으로는 소변 줄기가 감소하는 약뇨, 배뇨 시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주저, 소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이 있다. 저장증상으로는 소변을 자주 본다고 느끼는 빈뇨,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한 번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기 어려운 요절박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남성의 평범한 일상을 깨뜨린다. 윤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빈뇨, 야간뇨 등으로 수면을 방해받기 일쑤”라며 “이렇게 수면의 질이 저하되면 불면증, 주간 졸림증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열대야 때에는 전립선 비대증 증상과 더위로 수면의 질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2년 대한비뇨기과학회ㆍ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가 실시한 ‘야간뇨로 인한 주간졸림 증상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야간뇨는 수면 방해뿐만 아니라 주간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 야간뇨를 겪는 사람이 수면의 질적 저하로 주간 일상생활에 방해를 받는 비율이 대조군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생명과 직결된 운전 중 졸음을 경험한 비율도 2배나 높았다.

그러나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응급 질환이 아닌 질환 특성과 병원을 찾는 것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등으로 적극적 치료를 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윤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을 방치하면 방광염, 요로결석, 신우신염, 급성 전립선염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심하면 신부전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듯 남성도 정기적으로 비뇨기과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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