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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댓값보다는 손실·이익따라 행동…‘행동경제학’의 탄생
영화로 더 유명한 마이클 루이스의 저서 ‘머니볼’은 선수 몸값을 지불할 돈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미국 프로야구팀 오클랜드 에슬레틱스가 데이터를 근거로 선수들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 혁신경영을 다뤄 화제가 됐다.

다른 구단이 방출하거나 주목하지 않은 선수들에게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 것이다. 구단이 그만큼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결과였지만 문제는 왜 야구선수 시장이 비효율적으로 움직이느냐였다.

이에 대한 해답을 일찌감치 제시한 이가 행동경제학의 시조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다. 둘은 인간은 끊임없이 오류에 빠지고 실수를 저지르며, 모든 판단과 결정에는 심리와 감정이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혀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이는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한다는 전통경제학을 일거에 뒤집은 사건이다.

기존 경제학의 기대효용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기댓값이 높은 선택지를 취한다. 그러나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전망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기댓값보다는 ‘손실이냐 이익이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심리와 감정에 따라 행동한다.

즉 가망없는 이익을 추구하느라 위험을 추구하고 손실이 생길 확률이 극히 낮은데도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다.

‘판단과 의사결정’에 관한 이 이론은 행동경제학을 태동시켰고, 카너먼은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 세기의 연구는 6년 전 전이성 흑색종으로 세상을 뜬 동료이자 괴짜 천재인 아모스 트버스키와의 공동연구와 우정의 결과였다. 성격이 전혀 달랐던 둘은 1969년 히브리대 한 강의실에서 만나 이후 단짝 친구로 긴밀하게 협력했다.

어떤 아이디어가 누구에게서 나왔는지 공을 돌리기 어려울 정도여서 둘은 공동논문을 낼 때 번갈아가며 대표저자에 이름을 올렸다.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는 카너먼의 첫 대중교양서이자 베스트셀러인 ‘생각에 관한 생각’의 탄생과정, 즉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긴밀했던 연구와 우정을 ‘머니볼’의 저자 루이스가 촘촘하게 담아낸 책이다.

여기에는 ‘스키너의 심리 상자’로 널리 알려진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를 비로스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까지 쟁쟁한 학자들이 등장해 행동경제학 전반을 조망할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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