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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 속 물놀이, 안전하게 ①] 신나는 물놀이, 귓병ㆍ일광화상 주의해야
여름 방학을 맞아 폭염을 피해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가 많은 시기다. 수심이 자신의 배꼽 높이 정도 오는 곳에서 물놀이를 하도록 주의시켜야 한다. 지난 3일 서울 성북구 숭례초 운동장에 설치된 물놀이장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어린이들. [연합뉴스]

- 폭염 피해 물놀이 즐기는 어린이 많아
- 화상 입지 않도록 자외선 차단제 ‘필수’
- “아토피 피부염 있다면 워터파크 피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친 나머지 이제는 폭염을 거론하는 것도 지겨운 때다. 낮 동안 지면을 달군 열기는 밤에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온도를 올린다. 서울 지역은 9일 오전 19일 내리 열대야가 나타났다.

온열 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의 ‘온열 질환 감시 체계(전국 의료기관 응급실 519곳 대상)’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역대 최다로 3536명, 사망자는 44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환자 1346명ㆍ사망 8명)과 비교해 온열 질환자는 2.6배, 사망자는 5.5배나 됐다.

이 같은 폭염을 잠시나마 잊개 해 주는 것이 바로 물놀이다. 특히 몸이 작은 어린이는 더위에 약한 탓인지 바다, 워터파크, 수영장 등에서 즐기는 물놀이를 특히 좋아한다. 도심 곳곳 야외 분수도 어린이가 자주 찾는 ‘물놀이 시설’이다.

최근 여름 방학ㆍ휴가를 맞아 폭염을 피해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하는 어린이가 늘고 있다. 하지만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주의한 어린이는 유난히 익수(溺水) 사고가 많다. 귓병 등 각종 질환에도 약하다. 자신의 배꼽 정도 깊이로 물이 찬 곳에서 물놀이를 하게 하고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물놀이 후 체온 저하 막으려면 담요 등으로 덮어 줘야=어린이가 혼자 물에 들어가 놀 수 있는 나이가 됐다면, 보호자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미리 주의를 주고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 수심이 어린이의 배꼽 정도까지 차는 곳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계곡이나 바다에서는 자칫 균형을 잃고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기 쉬우므로 물살이 센 곳은 피해야 한다. 어린이의 신발은 되도록 잘 벗겨지는 슬리퍼보다 잠금 장치가 있는 샌들이 좋다. 물 속에 돌, 유리 조각, 막대기 등이 있어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민지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에 갑자기 뛰어들면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준비 운동은 필수”라며 “손, 발, 다리, 몸통(심장) 순으로 몸에 물을 적신 후 천천히 물 속에 들어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놀이를 할 때에는 어린이의 체온 유지에도 신경 써야 한다. 물에서 놀다 나온 어린이의 체온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체력이 저하돼 더운 여름에도 감기에 걸리기 쉽다. 김 교수는 “물놀이를 한 후에는 항상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주고 아이의 몸을 담요 등으로 덮어 주는 것이 좋다”며 “특히 물놀이 도중 몸이 떨리고 소름이 돋으면서 입술이 파래지면 물놀이를 즉시 중지시키고 물 밖으로 불러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물놀이 중 쥐가 났을 때는 쥐가 난 부위를 주무르면서 무릎을 곧바로 펴고 엄지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세게 젖히도록 해주면 곧 풀린다. 만약 어린이가 물에서 응급 상황에 빠졌을 때에는 당황하지 말고 반드시 뒤쪽에서 접근해야 한다. 아무리 어린이라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의외의 힘까지 발휘해 잘못 붙잡히면 구하려던 어른마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귓속에 물 들어갔을 때 외이도염 조심=물놀이를 하다 보면 귓속으로 물이 들어가기 쉽다. 이때 물 속 세균이 문제가 된다. 물놀이로 생기는 귓병은 세균이 귓바퀴에서 고막으로 통하는 통로인 외이도로 침입해 발생하는 외이도염이 대부분이다. 자녀에게 갑자기 열이 나고 시도 때도 없이 보채면서 귀를 잡아당기려 하면 외이도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처음에는 귀 점막이 붓고 진물이 흐르다 통증이 점차 심해지면 수면 장애, 식사 곤란까지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오염된 물에서는 외이도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지방이 제거되면서 세균이 쉽게 피지선으로 침입할 수 있기 때문에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고 지적했다.

외이도염을 예방하려면 수영장에서 귀에 물이 들어갔다고 손가락이나 귀이개 등으로 귀를 후비지 말고 깨끗한 물로 샤워한 뒤 귀 안을 말리거나 물을 빼 줘야 한다. 물에 들어간 쪽의 귀가 아래로 향하도록 누우면 저절로 흘러나온다. 그래도 물이 안 나오면 면봉으로 가볍게 닦아 내고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마르도록 둔다.

여름에는 종종 벌레가 귀 안에 들어가는 응급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고막에 이상이 없는 아이라면 귓속에 올리브유, 알코올, 글리세린 등을 넣는 응급조치를 취해 벌레를 죽일 수 있다”고 했다.

어린이들은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화상을 입기 쉽다. 따라서 야외 수영장, 바다, 계곡 등을 찾을 때에는 화학성분의 농도가 높지 않게 조절된 SPF(자외선 차단 지수) 15 정도의 차단제를 외출 15∼30분 전에 꼼꼼히 발라 주면 좋다.

그럼에도 햇볕에 타 따가워하면 찬물 찜질 또는 오이ㆍ감자팩을 해 준다. 김 교수는 “일광화상을 심하게 입으면 일주일 후부터 피부가 들뜨면서 벗겨지기 시작하한다. 이때 억지로 벗겨 내지 말고 자연스럽게 각질처럼 떨어지도록 그대로 두거나 보습제를 발라 주면 된다”며 “더 이상 태양 광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벗겨진 후에도 보습제를 지속적으로 도포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이어 “수영장에 다녀온 후 발진이 돋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물 속의 염소 성분 때문”이라며 “수영 후에는 깨끗한 물로 잘 씻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녀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면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수영장은 수인성 세균을 막기 위해 많은 양의 염소를 사용한다”며 “대규모 워터파크는 염소의 농도가 특히 강한 편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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