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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불리는 中 ‘티팟’에 정유업계 예의주시…“정제마진도 좌지우지”
중국의 한 정유공장 [게티이미지]
- 中 민간 소규모 정유업체 ‘티팟’ 영향력 확대
- 역내 정제마진 등 시황에 ‘큰 손’ 떠올라
- 최근 티팟 가동률 하락…국내 정유사에겐 3분기 실적 개선 기대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중국의 소규모 민간 정유업체 ‘티팟’들이 최근 국내 정유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중국의 에너지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함께 몸집이 커진 티팟들이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티팟들의 가동률이 하락하자 역내 정제마진이 반등하는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암시하기도 했다.

9일 외신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티팟의 일일 원유 정제능력은 2015년 기준 380만배럴로 중국 전체 정제능력의 25% 가량을 차지한다.

티팟(Teapot Refinery)은 유전이 발견되는 곳에서 형성되는 소규모 정제시설을 뜻하는 말로 중국 외에도 미국 등지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다만 중국 티팟은 국영 유전으로부터 원유를 사서 정제하고 미국에서는 유전 주인에게 기름을 산다는 점에서 수급 구조에 다소 차이가 있다.

1960년대 중국이 산둥성 유전개발로 등장한 티팟들은 한때 그 수가 200개까지 증가하면서 성장을 지속했다. 그러다 1980년대 시노펙(SINOPEC),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등 국유기업 중심으로 산업을 재편하면서 티팟 역할은 한때 축소되기도 했다.

2015년 7월부터는 중국 당국이 티팟에 원유수입 쿼터를 부여하면서 원유 공급에 숨통을 틔웠다. 지난해 중국 원유 수입 증가분의 85%를 티팟이 가져가는 등 원유 사용량을 크게 늘려 올 상반기 가동률이 65%선에서 고점을 형성했다.

티팟의 경쟁력에 대해 정유업계 한 종사자는 “일반적으로 정유사업은 ‘규모의 경제’로 알려져 있지만 티팟은 민간기업으로서의 효율성과 유연한 가동률 조정, 낮은 마진 추구 덕에 10~20% 가량 낮은 출고가 유지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개별 티팟들의 집단화 움직임도 보여 영향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산둥성 동부 산업단지의 개별 티팟들은 생산, 판매, 원유수입, 투자 등을 조직화하는 연합을 형성했다.

티팟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국내 정유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 상황은 부정적이진 않다. 중국이 지난 3월부터 세금 징수를 강화하면서 영세한 티팟들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하거나 파산 신청을 내는 등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티팟의 가동률 하락이 중유ㆍ경유 정제마진 반등과 역내 공급과잉 해소 국면으로 이어져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찻잔 속의 태풍’처럼 여겨지던 티팟들이 정제마진 상승의 직접적 요인이 됐다는 점에서 티팟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일시적인 구조조정 효과가 끝나면 다시 가동률이 올라가고 정제마진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에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과 유가는 석유 및 석유화학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팩터”라며 “단일 티팟은 미미할지 몰라도 티팟 전체가 아시아 시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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