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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속되는 폭염, 건강부터 ②] 덥다고 많이 마시는 물, 신부전ㆍ심부전 환자에게 ‘毒’될 수도
요즘 같은 폭염에는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물을 많이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심부전ㆍ신부전ㆍ열사병 환자나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는 과량의 물 섭취는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헤럴드경제DB]

-폭염으로 물 많이 마시는 사람 많아
-상황에 따라 과량 물 섭취 조심해야
-신부전ㆍ심부전 환자에 폐부종 야기
-다이어트중일 땐 저나트륨혈증 ‘위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더운 날씨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게 되기 마련이다. 보건당국에서도 열사병, 일사병 같은 온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물, 이온음료 등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라고 당부할 정도다. 땀으로 인한 탈수 증상을 막고, 전해질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이 모두에게 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도한 물 섭취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람도 있다. 특정 질환을 앓고 있거나,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독(毒)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신부전ㆍ심부전 환자는 폐에 물이 찰 수 있어 덥더라도 물을 조심해서 마셔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물을 조심해야 하는 사람은 신부전ㆍ심부전 환자다. 이들 환자는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하루 섭취하는 물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신동호 강동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신부전 환자의 경우 신장 기능이 망가지면 소변 배출 능력이 떨어지면서 물이 몸에 쌓일 수가 있다”며 “물이 계속 쌓이다 보면 폐부종 위험이 커지게 된다. 신부전 환자, 특히 투석을 하는 상태라면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부전 환자의 경우 각 조직ㆍ장기에 수분이 고여 부종이 생길 수 있다. 그중 폐부종은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대표적 온열 질환인 열사병 환자도 마찬가지다. 의식이 없다면 함부로 물을 먹여서는 안 된다. 이진혁 강동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의식이 떨어져 있을 때 물을 구강으로 섭취하게 되면 기도 흡인으로 질식이나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얼음 등으로 냉찜질을 하는 등 시원하게 해 주면서 병원으로 이송하고 정맥주사를 통해 수액으로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물을 과하게 마시는 것을 조심해야 하는 경우 중 하나는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다. 물 중독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 중독은 특정 질병이라기보다 과도한 뮬 섭취로 인한 저나트륨혈증을 말한다. 물 중독이 몸에 발생하면 구토, 구역질, 두통, 어지럼증, 현기증 같은 저나트륨혈증 증상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

이는 대부분 다량의 물을 단시간 내에 섭취하게 될 때 발생한다. 이 교수는 “체중 감량을 위해 다이어트 중인 사람은 운동 등으로 인해 체내 전체 수분량과 전해질량이 감소해 있거나 어느 정도 불균형이 생겼을 때가 많다”며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물을 섭취하면 저나트륨혈증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사람의 몸의 전체 수분량이 소금물이라고 하면, 물과 소금의 양은 일정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소금물의 전체 양이 줄거나 또는 탈수 상태로 인해 물의 양이 줄어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때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물을 섭취하게 되면 체내 소금의 농도가 갑자기 줄어들어 저나트륨혈증을 야기하게 된다.

이 교수는 “우리 몸의 수분은 물과 전해질로 이뤄져 균형을 이루고 있다. 덥다고 단기간에 과량의 수분을 섭취하면 이 균형이 깨져 위험할 수 있다“며 “여름이라고, 온열 질환을 막는다고 해서 무턱대고 미리 물을 많이 섭취하거나 땀을 흘렸다고 물을 1~2ℓ씩 과량 섭취하는 것은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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