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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美 ‘법인세’ 감면…타국 세수도 ‘타격’”
IMF 보고서 인용 보도
“다른나라 세수 1.6~13.5% 줄어”
멕시코·일본·영국 손실 ‘영향권’
다국적기업 저세율국으로 투자옮겨
각국 ‘법인세 인하’ 카드 불가피


미국의 법인세 감면 정책이 다국적 기업 비중이 큰 다른 나라의 세수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국적 기업이 생산 및 투자에서 미국 비중을 늘리는 대신 다른 지역에서는 축소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이 기업투자 유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미국을 따라 ‘법인세 인하’ 카드를 제시, ‘기업 모시기’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를 인용해 새로운 미국 세법은 다른 나라가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의 1.6~13.5%를 줄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내리면서 다국적 기업들은 미국 내에서의 수익과 투자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기업들은 반대로 법인세 혜택이 없는 다른 나라에서는 세금이 부과될 이익을 덜 남기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다른 나라들도 미국을 따라 법인세를 내릴 수 밖에 없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바닥 치기 경쟁’이라고 부른다. 결국 법인세를 둘러싼 국가 간 경쟁으로 각국의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IMF의 세무정책담당 차장인 알렉산더 클렘은 “대개 한 국가가 세금을 낮추면 다른 나라도 이를 뒤따라간다”면서 “다국적 기업이 중요한 사업을 벌이고 미국과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맺은 나라들은 이로써 큰 세수 손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중에서도 멕시코, 일본, 영국은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큰 국가에 꼽혔다. 반면 에스토니아, 폴란드, 파키스탄 등은 그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법인세수가 전체의 20%를 넘는 특정 국가의 경우 손실 추정치가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법인세는 몇 십 년에 걸쳐 걸쳐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수 국가가 투자유치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에 따라 기업들은 더 적은 세금을 내는 곳으로 이익을 옮기는 방법을 찾게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주요국의 법인세율은 지난 2000년 국내총생산(GDP)의 3.2%를 차지했다. 이는 2007년 3.6%까지 올랐다가 2015년 2.8%로 떨어졌다.

이코노미스트인 더글라스 홀츠 이킨은 “여러 국가가 몇 년에 걸쳐 법인세에 점점 덜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WSJ는 “한계세율은 기업들이 실제로 내야 할 세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어디에서 이익을 내고 투자할지, 어떤 공격적인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할지 등 기업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수 국가의 세수 손실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오레곤주 포틀랜드 리드 칼리지의 경제학 교수인 킴벌리 클라우징은 “미국의 법인세율 21%는 조세피난처와 비교했을 때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일본이나 캐나다에서 돈을 버는 것은 기업들이 하는 게임이 아니다”라며 “회사들은 일본이나 캐나다에서 돈을 벌어서 이를 (조세피난처 중 하나인) 버뮤다로 가져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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