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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로지역 주택가격 금융위기 전보다 높아졌다

주택가격 상승률 4.5%로 확대
소득개선, 저금리로 수요급증
금융시스템 불안 등 우려 커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유로지역의 주택가격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성장세에 힘입어 가계소득이 확대되고 통화당국의 완화기조로 대출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가계부채가 과도한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시스템 불안 및 경기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프랑크푸르트사무소 정흥순 차장의 ‘유로지역 부동산시장의 잠재위험과 정책대응’을 보면, 유로지역 주택가격은 2013년을 기점으로 반등한 후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 전년동기 대비 상승률은 2017년 2분기 3.7%에서 3분기 3.9%, 4분기 4.3%, 올 1분기 4.5%로 올랐다.

이에 따라 대다수 회원국의 주택가격은 금융위기 이전에 기록한 최고치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로 연이은 타격을 입은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 등 일부 국가만 아직 위기 이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된 요인 중 하나는 가계의 소득여건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2013년 이후 경제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된 가운데 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오름세를 보이면서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이 증대됐다. 최근에는 고용도 살아나면서 가계의 주택구입능력 개선에 기여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저금리 환경도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유로지역 평균 주택대출금리(변동금리 기준)는 2013년 말 2.8%였다가 올 4월 말에는 1.6%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여기에 동유럽 비회원국과 중동지역 출신의 이민자 유입이 늘어나면서 주택시장의 직접적 수요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큰폭의 유로지역 인구 증가세로 주택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해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주택대출이 과도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덴마크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대출 비율은 106.7%에 달한다. 스웨덴(65.8%), 네덜란드(62.4%), 영국(55.3%)도 높은 수준이다.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의 경우 주택대출이 은행 자본의 6배를 초과, 은행 자산건전성이 주택경기 변동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특히 향후 금리 인상 및 주택경기 둔화시 가계부채 상환부담 증가, 대출담보 가치하락을 통해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는 관측이다. 과거 발생한 금융시스템 위기 중 3분의 2에서 주택경기 과열이 선행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유럽 각국은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의 권고를 받아들여 부동산 시장에 대한 거시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같은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은행 자기자본비율 산출시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상향 조정했다.

다만 보고서는 “규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계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재정위기 취약국(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은 아직까지 부동산 관련 대출규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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