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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효주. “‘인랑’의 모호함과 추상적인 부분이 좋았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배우 한효주가 일본 오시이 마모루 원작의 SF액션 영화 ‘인랑’의 여주인공 이윤희를 연기했다.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니 연기가 결코 쉽지 않은 듯했다. 이윤희의 자체 캐릭터와 남주인공 임중경(강동원)과의 멜로 등을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이윤희라는 캐릭터가 수동적인 거 아니냐는고 물어보시는 사람이 있는데, 전사(前史)에서 이윤희는 ‘섹트’의 여성 분대장이었다. 그 정도로 뭔가 강인함이라면 강인함, 당돌함 같은 것들도 갖고 있었다. 캐릭터 상으로는 결단력 있고, 과감한 캐릭터다.”

한효주는 ‘인랑’을 6년전부터 기획한다는 소식을 듣고 김지운 감독을 찾아갔다. 궁금했기 때문이다. 원작 애니매이션의 모호함과 음악도 좋았다.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보여주는 이 영화의 모호함과 추상적인 부분이 좋았다. 윤희가 중경에게 끌리는 것도 모호한 이끌림이다. 물론 중경이 자신과 닮아있기 때문이기는 하다. 윤희는 처음부터 다 알고 중경에게 접근하고, 중경을 속여야 했다. 집단에 있는 고독한 늑대를 보는 것 같았다. 윤희와 닮아있는 힘들고 외로운 중경의 삶을 보고 연민을 느꼈을 거고, 같이 떠나자는 말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되지 않는 복합적인 감정이라고 본다.”

한효주는 수많은 상황속에서 갈등하는 이윤희 캐릭터를 김지운 감독과 함께 완성했다.


“시나리오를 한번 읽고 캐치가 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나도 이렇게 이해하기 어려운데 관객들은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김지운 감독님께 많은 부분을 맡겼다. 감독님이 나의 새로운 모습이 보이게 하셨다. 촬영장에서 배우가 한번 더 촬영하고 싶지만 직설적으로 말하기가 애매할 때마다 감독님은 꼭 한번 더 하자고 하셨다. 그래서 감독님 의견을 더욱 많이 따랐다. 나 자신을 조금 지우고 감독님이 원하는 색깔을 입혀주세요 하는 기분이었다.”

한효주는 드라마와 영화에 꾸준히 출연해왔다. 스스로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한다.

“항상 배우로서의 고민, 사람으로서의 고민이 많았다. 다음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저의 다음 스텝이 궁금했다. 배우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까.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할까. 그러기 이전에 사람으로서 한효주도 되돌아보는 시기도 가졌다. 열심히 연기했다고 생각하는데, 항상 다른 옷을 입으려고 했던 것 같다. 운이 좋게도 지금까지는 작품을 쉬지 않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효주는 이번에는 차기작을 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조금 더 가질 요량이다.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 저도 좀 당황스러웠다. 그냥 한효주로 있는 시간이다. 나는 뭘 좋아했지. 나는 뭘 싫어하지. 그런 근본적인 고민부터 시작해서. 나는 어떤 옷을 좋아하는지. 제 스스로의 옷을 입는 게 불편할 때가 있다. 그것부터 채워야 하지 않을까. 내가 스스로의 옷을 입을 수 있을때 다른 옷도 입을 수 있을 것이다.”


한효주는 드라마와 영화가 분위기와 속성이 달라 모두 재미있다고 했다. 촬영장이 바쁘게 돌아가는 드라마는 대본도 영화보다 늦게 나와 순발력을 요한다. 반면 영화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 드라마의 여자주인공이 처음에는 능동적이다가 점점 수동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아쉬운 면이다.”

그래서 한효주는 그런 아쉬움을 영화에서 푸는지도 모른다. 그는 안해본 장르와 역할이 너무 많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는 휴머니즘과 멜로다. 하지만 장르가 명확한 스릴러나 액션, 공포 등에 도전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허스토리’ 처럼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다.”

한효주에게 연기 스타일을 물어보자 자연스럽고 있는 그대로의 연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연애할 때도 필살기라거나 특별한 노력은 없고 솔직한 게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어서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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