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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길어진 대통령 휴가…재충전 시간 늘어난 건 환영할 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한 주간 여름 휴가를 갖는다. 앞 뒤 주말을 합하면 9일을 쉬게 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열흘 가까운 휴식기를 가졌다. 보름 가량 국정에서 손을 떼는 다른 외국 정상들에 비해 그리 길지 않은 휴가다. 하지만 이것만 해도 획기적인 대통령 휴가 관행의 변화다. 과거 대통령들은 주말을 포함해 4,5일 정도 쉬는 것으로 여름 휴가를 대신하는 정도로 휴식하는 데 인색했다. 대통령은 누구보다 재충전이 절실히 필요한 자리다. 참신하고 활력있는 국정운영의 동력은 결국 넉넉한 재충전 시간이 그 원천이다. 시간이 늘어난 이번 휴가는 그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컨셉트 없는 휴가’를 지향하겠다는 것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통상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면 대략적인 장소와 일정, 읽을 책 등을 소개하는 게 관례였다. 지난해에도 청와대는 이같은 전례에 따라 진해 해군 휴양소에서 휴가를 보내며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접견과 해군사관생도 격려하고 ‘명견만리’ 등의 도서를 읽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일절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언급처럼 “그야말로 순수한 휴가 그 자체”를 즐기겠다는 것이다. 대통령도 쉴 때는 아무런 방해없이 철저히 쉬겠다는 의도인데 바람직한 일이다.

문 대통령의 충분한 휴식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즐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장 경제 현안이 첩첩산중이다. 확산되는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성화된 일자리 부족, 벽에 부딪친 소득주도성장,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불똥과 수출 타격…. 고공행진을 하던 문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어려운 경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외교 안보와 정치 상황도 만만치 않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핵심 합의사항인 북한 비핵화도 진전이 더디다. 게다가 협치를 강조한 2기 개각과 청와대 조직개편도 화급하고, 계엄령 문건 파동도 그 중 하나다.

이 모든 것을 풀어가는 키는 결국 문 대통령이 쥐고 있는 셈이다. 이번 휴식기를 통해 이들 국가적 난제를 헤쳐나갈 비전을 찾기 바란다. 휴가 중 해법을 고민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철저한 휴식으로 머리를 비우면 오히려 새로운 돌파구가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는 집권 2년차다. 이제부터는 개인적인 인기가 아니라 국정을 끌어가는 능력을 가시적으로 보여야 하고, 냉정한 국민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점에서 이번 휴가는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는 시간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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