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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신체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8 타이틀매치 : 이형구 vs 오민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소우주’로 불리는 인간 몸과 감각, 인식의 문제를 살펴보는 전시가 열린다.

이형구와 오민, 두 작가가 참여했다. 북서울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 ‘타이틀 매치: 이형구 vs 오민’전에서다. 두 작가는 ‘몸’이라는 공통 테마를 심도있게 파고든다. 소재만 같을 뿐 작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 그러나 전시를 보고나면 인간 몸이 가진 무한대의 가능성과 감각의 확장이라는 소실점으로 생각이 갈무리된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8 타이틀매치 : 이형구 vs 오민` 전시전경. 이형구의 Kiamkoysek. [사진=이한빛 기자/vicky@]

이형구는 인체 구조를 분석ㆍ해체하고 재조립하는 작업을 해왔다. 보조장치를 이용해 몸의 특정부위의 확정을 모색하거나 지각과 감각의 확장을 꾀한다. 그가 제작한 특수한 장치를 입으면 마치 ‘말’처럼 걸어볼 수 있고, ‘말’처럼 볼 수 있다. 작가는 이 장치를 입고 직접 ‘마장마술’을 하는 퍼포먼스도 선보인다. 인간이 말 처럼 걷고 뛴다는건 동물과의 교감을 넘어서, 이형의 존재로 탄생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간의 몸은 이토록 경이로운 적응 능력을 보이며 조화롭게 작동하는 신체기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Kiamkoysek(키암코이섹)’이 선보인다. 슬개골을 비롯 인간 몸의 주요 관절부위를 확대한 작업이다. 작가는 “일반적 사이즈를 벗어났기에 뼈나 관절로 보기보다 기암괴석, 즉 풍경처럼 인지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8 타이틀매치 : 이형구 vs 오민` 전시전경. 오민, 오성부, 2017, 6분 19초, 3채널 필름, 14채널 오디오 [사진=이한빛 기자/vicky@]

피아노를 전공한 작가 오민은 연주자의 태도로 음악 구조를 분석하고 해체하거나, 공연자의 몸의 감각과 상태를 살펴보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퍼포머들의 몸이 드러내는 언어에 집중하는 그의 작업은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과 표정변화를 포착해낸다. 이번엔 특정한 테크닉을 익히기 위한 연습곡(에튀드)을 근간으로 하는 신작 영상 3점을 선보인다. 영상은 퍼포머들이 새로운 연습곡을 익히기 위해 머릿속으로, 입으로 연주하는 과정을 담았다. 손으로 악기만 두드리지 않을뿐 머릿속으론 이미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내리 깐 눈에서, 약간은 초점을 잃은 눈동자에서, 노래를 입으로 더듬는 과정에서 관객은 이들이 연주할 완성된 음악을 상상한다. 절대 들을 수 없기에 더욱 완벽한 음악이다.

두 작가의 작품세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아카이브도 전시장 한 켠에 마련됐다. 기혜경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은 “인간의 몸은 시대에 따라 영혼을 담는 그릇으로, 기계적 신체로,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인식됐고, 작가들에겐 창작의 근원으로 작용했다”며 “이번 전시로 우리사회의 문화적 조건과 인문학적 토양속에서 인간의 몸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태도를 살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는 10월 14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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