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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콘텐츠 협업의 시대
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생태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제 넷플릭스, 마블히어로물은 우리 콘텐츠물 성격에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미스터선샤인’에 많은 사람들이 반대한 이병헌을 캐스팅한 것도 넷플릭스와의 유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430억원 짜리 프로젝트에 넷플릭스 한 곳과의 계약만으로 300억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회수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한류스타일 뿐만 아니라 할리웃 진출 경험이 있는 배우를 당연히 선호한다.

마블 영화들의 위력은 너무 강력해 판타지 장르가 리얼리티 장르를 잡아먹은 격이라고까지 말한다. 영화 ‘인랑’ 김지운 감독은 이제 상업영화 대 예술영화의 구도가 아니라 마블 대 비(非)마블 영화, 프랜차이즈 영화 대 단발영화의 구도가 되어간다고 했다.

한국 제작자들도 이런 환경변화에 대비해 시스템과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콘텐츠 제작의 협업은 거대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다. 섬세한 연출로 ‘돈꽃’을 완성한 김희원 PD는 “나는 객관적으로 캐릭터를 바라보지만, 배우들은 자기 것만 열심히 해온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당신들이 나보다 더 전문가이니 당신이 가진 10가지를 모두 다 얘기해달라. 그 중에서 빼는 건 내가 할테니까’ 그렇게 해서 내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지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지시하는 연출이 아니라 뽑아내는 연출이다.

‘무법변호사’의 김진민 PD도 “드라마 시장이 워낙 빨리 변한다. 서사는 서사대로, 장면은 장면대로 훨씬 더 정밀도를 요구한다. 비평과 리뷰는 더욱 리얼해졌다”면서 “머리 좋고 생각 깊고 속도가 빠른 사람이 이 곳에 진입해줘야 한다. 감독과 배우가 서로 훨씬 더 신뢰해야 한다. 누구 머리에서 터질지 모른다. 이런 과정에서 천재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 개방성을 강조했다.

“이게 될거야”라고 단정하는 한 사람의 생각은 위험하다. 권위의 시대가 가고 감독의 권위가 대중과 배우를 누르지 못한다. 공감과 소통이 중요해진 이유다. 수평적인 팀을 만들어 성공확률을 높이고 실패확률을 줄이는 나영석 PD의 방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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