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현안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정부와 협의없인 현실성 없어”
집값 급등 조짐에 브레이크
여당 소속 장관ㆍ시장 ‘엇박자’
“市와 논의 없었다”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발표한 서울 여의도ㆍ용산 통합개발안에 제동을 걸었다. 집값 안정화를 ‘지상과제’로 삼은 김 장관으로선 박 시장의 계획으로 해당 지역 아파트 가격이 과열되는 조짐이 나타나자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다. 김 장관은 “중앙 정부와 협의 없이는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김현미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현안 질의에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이 지난 10일 싱가포르에서 여의도ㆍ용산 개발 청사진을 공개한 데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여의도를 신도시급으로 개발하고, 용산엔 대형 광장을 조성하며 서울역~용산역 철도는 지하화한 뒤 지상엔 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게 박 시장의 계획이다.

강훈식 의원이 이날 “서울시의 여의도ㆍ용산 통합개발 방안 발표가 부동산에 미친 영향이 있느냐”고 하자, 김 장관은 “여의도와 용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부동산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시세에 따르면 지난주 영등포구 아파트값은 전주 0.14%에서 0.24%로 올랐다. 용산구도 0.12%에서 0.20%로 뛰었다. 여의도 수정아파트는 박 시장의 발표 이후 호가가 1억원 이상 상승했다.

김 장관은 “여의도ㆍ용산 통합 개발은 도시계획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비사업적으로도 고려할 것이 많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토부는 재건축과 관련, 최근 구조안전성 비중을 크게 높이는 쪽으로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했다.

김현미 장관은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 신도시 수준 개발’ 발언에 대해 “도시계획은 시장이 발표할 수 있겠으나 실질적으로 진행되려면 국토부와 긴밀한 협의 하에 이뤄져야 실현 가능성이 있으며, 법령 준수 등이 함께 이뤄져야 현실화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용산역 개발 방안에 대해서도 “철도시설은 국가소유이기에 중앙정부와 협의해 함께 하지 않으면 현실성이 없다”고 했다.

김 장관은 “대규모 개발 계획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사업이 좌초됐을 때 파급력도 크다”며 “중앙정부와 긴밀히 논의해서 진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정부가 보유세 관련 대책을 내놓고 주택가격 동향을 주시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여의도 통합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은 고춧가루를 뿌린 것이다. 국토부는 왜 유감표명을 하지 않느냐”고 하자, “긴밀히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생각한다”고 했다.

김현미 장관은 “(서울시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