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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달러엔 수출주…‘電車’ 다시 달린다
美中무역전쟁 원화약세 전망
3분기 실적개선 기대감 타고
주식시장 ‘피난처’로 떠올라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전쟁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한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선 ‘무역분쟁 피난처’를 찾는 작업이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원화약세로 수혜가 예상되는 수출 기업들을 거론하며 특히 국내 증시의 주포로 꼽히는 ‘전차군단’(전자ㆍ자동차)의 3분기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수출 기업들은 작년 9월부터 원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인 탓에 1분기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환율에 민감한 자동차 기업들의 충격이 컸다. 줄곧 1060~1080원대를 맴돌던 환율은 지난 달 미ㆍ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상승세에 시동을 걸었다. 가파르게 튀어 오른 환율은 결국 이달 18일 1132.3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에 1130원대를 돌파했다.

원화약세 흐름이 계속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선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미국의 1차 관세부과 이후 증시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원화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수출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율 급등이 증시에는 악재로 분류되지만 해외 시장에서 제품 가격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수출 기업들에겐 반등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당장은 무역분쟁 심화 우려 때문에 아시아 통화가 더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이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가운데 통화 약세가 먼저 진행되고 있어, 아시아 수출 산업 전반에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주 증시에서 디스플레이와 자동차, 반도체 등 원ㆍ달러 환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수출업종의 반등이 두드러졌다”며 “환율이 연초 대비 7% 상승한 점을 고려할 때 수출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환율이 급등한 이달 6일부터 20일 사이 ‘전차군단’의 주가는 코스피 지수 상승률 1.4%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무역전쟁의 안전지대로 꼽히는 삼성전자(3.2%)와 SK하이닉스(2%) 등 대형 반도체주를 비롯해 상반기 내내 ‘암흑터널’에 갇혔던 LG디스플레이가 20% 급등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부과 제품에 반도체, 스마트폰 등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ㆍ중 보호무역 기조가 정보기술(IT) 업종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연초 원화강세에 실적이 부진했던 현대차(4.5%)와 기아차(8.4%)도 같은 기간 나란히 오름세를 보였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전쟁 우려가 자동차 주가에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현재는 오히려 낙관적 신호에 민감한 상황”이라며 “미국의 관세가 한국에는 낮게 적용되는 ‘차등관세 부과’이거나 장기적으로 오히려 기존의 수입관세가 낮아지는 ‘자유무역 촉진’으로 전개될 경우 현대ㆍ기아차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현일 기자j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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