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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시교육청의 허술한 시험지 관리 지침

-시험지 보안 방법 담긴 ‘학업성적관리지침’ 지역차 커
-서울ㆍ광주 7단계 보안 제시 vs 부산교육청 추상적 강조
-교육부 20일 긴급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회의 열어 보완키로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최근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 사건이 발생한 서울ㆍ광주ㆍ부산을 관할하는 교육청 가운데 특히 부산시교육청의 시험지 관리 지침이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시험지 원안의 보관, 인쇄 및 문답지 보관 과정에서의 철저한 보안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담고 있는데 부산시교육청의 지침은 ‘인쇄 및 평가 전 과정에서 보안을 철저히 한다’는 식의 추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의 ‘2018학년도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에서 시험지 보안과 관련한 부분은 '평가의 기본사항'과 ‘지필평가’ 부분에서 확인된다.

평가의 기본사항에서는 평가와 관련된 자료는 교무실 등 지정된 장소에 보관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지필평가 방법을 설명하면서 ‘평가문제는 출제 인쇄 및 평가의 전 과정에서 보안이 유지되도록 철저히 관리한다’는 간략한 내용만 담고 있다. 30페이지에 이르는 지침에서 시험지의 관리 및 보안과 관련한 언급은 이 정도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이나 광주시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에서는 매우 구체적으로 시험지 보안 방법 및 책임자에 대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가령 사울시교육청의 경우 2018학년도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지침에서 ‘평가문제 인쇄 및 보안관리’ 조항을 별도로 두고 세부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지침은 총 7단계의 시험지 보안 관련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시험지 원안의 경우 소정의 결재를 거친 후 인쇄 의뢰하며 ▷평가업무 담당 부장교사 및 교사는 시험지 원안의 결재, 보관, 인쇄 및 문답지 보관 과정에서 보안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학교장은 평가문제 인쇄기간 중 인쇄실을 통제구역으로 설정하고 보안 및 인쇄 관리 담당자를 지정하도록 하며 ▷평가업무 담당 교사는 시험지 원안과 인쇄된 문제지를 인쇄실에서 인수한 후 출제교사에게 인계하고, 인쇄 담당자는 원지와 파지를 별도 관리해 고사 종료 후 파기한다는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출제교사는 인쇄된 문제지를 지정된 장소에서 검토해 이상 유무를 확인한 후 포장ㆍ봉인해 평가원안 및 여분과 함께 평가업무 담당 교사에게 인계하며 ▷인쇄 포장된 문제지는 평가업무 담당 부장교사 책임하에 보관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역시 2018학년도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지침에서 서울시교육청과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인쇄실에서 발생한 보안 및 인쇄 담당자의 관리를 행정실장의 1차 책임으로 한다는 내용까지 명시해놓고 있다.

이 같은 차이와 관련해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지침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학교에서 무조건 지켜야 한다”며, 이런 이유로 “교육청에서는 시험지 보안 등과 관련해 세세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교육부도 그 동안 시험지 보안과 관련한 지침이나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험지 보안과 관련해서는 교육부 훈령인 학교생활기록작성 및 관리지침을 통해 제시한 것이 전부”라며, “여기에는 문제 출제 및 인쇄, 평가 전과정에 보안을 유지하도록 관리한다는 내용만 담겨 있다”고전했다.

한편 교육부는 시험지 유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하고 20일 긴급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시험지 유출에 대한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시도교육청 시험지 관리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겠다는 것인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교육부는 시험지 유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도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을 정비해 2학기 시작 전까지 단위학교의 시험지 관리 현황에 대해 철저한 점검 및 보완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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