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여름방학 ‘고민의 계절’①]돌봄교실 단축하는 방학…학부모들 “학원보내느라 등골 휘어요”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교 아이들 얼굴에 환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13일 오전 서울 중랑구 묵현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방학식을 마친 뒤 교문을 나서며 환호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있어도 못믿고 없어서 못 보내는 돌봄교실…아이들은 학원行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여름방학을 앞둔 초등학교 워킹맘들의 학원비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방학 기간 중 돌봄교실 시간이 평소 하교시간보다 빨라지면서다. 남는 시간 동안 아이들을 학원 등에 위탁해야 하는 학부모들 사이에선 방학마다 학원비가 몇배로 늘어난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돌봄교실 이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 학부모들은 당장 학원을 두세곳 더 등록해야할 판이라고 입을 모은다. 직장맘 서모(38) 씨는 “태권도와 미술학원에 영어학원까지 등록하는데 40만원 이 들었다”며 “그렇게 했는데도 낮시간 동안 아이가 혼자 있을 때가 생긴다. 방학이 끝나면 학원비가 부담돼 계속 보낼 수도 없는 학원인데 어쩔 수 없이 등록한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고민은 돌봄교실 대상인 초등학교 1,2학년 학부모 사이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학교마다 돌봄교실이 끝나는 시간이 2시, 3시, 5시 등으로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2시, 3시에 아이들이 하교하게 되면 부모의 퇴근시간까지 3,4시간 동안 아이를 맡길 곳이 필요하다. 교육부의 초등돌봄교실, 보건복지부의 지역아동센터,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서비스 등 다양한 위탁기관과 프로그램이 있지만 학부모의 수요를 충족시키긴 부족하다.

초등학교 재학생 수가 적은 지방 신도시에선 이같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직장맘 A 씨는 최근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방학 중 돌봄교실이 오후 1시까지만 운영된다는 소식에 헐레벌떡 교육청 민원까지 넣었다.

그는 “학교에서 제대로 수요조사도 없이 돌봄교실을 개설하지 않기에 민원을 넣었더니 그제야 오후 3시반까지 운영하기로 결정됐다“며 “운영이 여의치 않으면 가까운 동끼리 방학 동안 통합 돌봄교실을 개설하는 등 유연하게 대처할 수는 없느냐”고 하소연했다.

운좋게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내더라도 방학 중 아이들 점심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에 당면하는 경우도 있다.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 학교에선 ‘점심 도시락’을 개별적으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는 제대로 된 수요조사 없이 도시락을 싸오도록 하는 경우도 많고, 수요조사를 하더라도 식사제공 여부는 불투명하다.최근 학부모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방학 중 돌봄교실 도시락을 어떻게 싸야하느냐는 문의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돌봄교실에 대한 학부모의 수요와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지만, 전학년 돌봄 희망자 수용은 아직 요원하다. 서울시교육청의 ‘2018~2022년 초등 돌봄교실 확대를 위한 중기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0년이 돼야 초등학교 전 학년(1~6학년)에 걸쳐 돌봄 희망자 전원을 수용할 수 있다. 2018년 하반기에 50실, 2019년 250실, 2020년 80실 등을 추가해 오는 2020년까지 총 500실을 연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ace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