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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게임관’ 속속 입점…유통업계, 고객잡기 안간힘
유통업계가 고객의 체험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게임 시설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일렉트로마트 은평점의 ‘일렉트로 게임존’. [제공=이마트]
일렉트로마트, 17곳 매장에 오락실 설치
롯데마트, 아케이드게임장 ‘놀랜드’ 개장
체험형 콘텐츠로 체류시간·매출 증대


최근 유통업계가 오락실, 가상현실(VR) 체험관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늘리고 있다. 기존 쇼핑시설에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집객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기존 유통채널이 물건을 더 팔기 위한 공간이 아닌,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체험형 가전매장인 ‘일렉트로마트’ 17곳에 ‘숍인숍’ 형태로 오락실을 설치해 30, 40대 남성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 2016년 일렉트로마트 죽전점에 1호 오락실을 입점시킨 이후 전 매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오락실 콘셉트는 상권과 점포에 따라 3가지(레트로ㆍ생활스포츠ㆍVR)로 나뉜다. 초기에는 은평점과 같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테트리스, 보글보글 등 동전 게임기를 한데 모은 레트로 콘셉트의 오락실을 우선적으로 도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 생활스포츠나 VR 콘셉트의 오락실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가령 동탄점의 경우 젊은 고객이 많은 베드타운(대도시 주변의 주거밀집지역)에 위치해 있어 VR 콘셉트로 운영하고 있다.

단조로웠던 가전매장이 특색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남성 고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일렉트로마트의 남성 고객 비중(올해 1월~6월 기준)은 33.7%로 기존 이마트(27.4%)보다 6.3% 가량 높아졌다. 연령대별 비중도 20대 11.2%, 30대 38.4%, 40대 31.7%, 50대 14.2%로 3040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12월 롯데몰 은평점에 토이저러스 매장 내에 아케이드 게임장인 ‘놀랜드’를 열었다. 204.6㎡(약 62평) 면적에 아동용 게임을 비롯해 액션ㆍ체감형 게임, 인형ㆍ사탕뽑기 등 아케이드 게임기 총 35종을 갖췄다. 특히 ‘보글보글’, ‘스트리트 파이터’ 등 1990년대 레트로 게임을 주력으로 구성해 부모 세대와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게 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놀랜드 은평점은 개장 첫달인 1월에만 매출 2600만원을 기록했고 지난 5월 3600만원, 6월 3200만원 등으로 매출 규모를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미니 백화점으로 운영하던 엘큐브 홍대점을 통째로 ‘홍대 엘큐브 게임관’으로 바꿨다. 수십 년간 백화점의 핵심 상품으로 통했던 패션ㆍ잡화ㆍ화장품 관련 상품을 모두 철수시키고 1층~3층 전층을 게임 관련 콘텐츠로 채웠다. 기존 백화점과 비슷한 상품군으로는 젊은 층이 몰리는 홍대 상권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롯데백화점의 전략은 적중했다. 홍대 엘큐브 게임관의 매출은 리뉴얼 오픈한 4월 6일 이후 이달 15일까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3%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 시설을 ‘앵커테넌트(사람들을 쇼핑몰로 유인하는 대표 점포)’로 삼아 집객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오락실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입점하는 시설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이 유통업계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대형마트ㆍ백화점ㆍ쇼핑몰 등도 게임관을 도입하고 있다”고 했다.
 
박로명 기자/d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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