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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굴삭기 中수출 희소식 ‘무색’…‘미끄럼틀’ 타는 건설기계주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업체 하락
중국 건설시장 둔화도 불안요인

건설 기계 업종 기업들이 미끄럼틀을 타고 있다. 중국 건설 시장 붐으로 굴삭기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희소식도 무색하다. 아직 과실을 따지도 못했는데 중국 발 훈풍은 미ㆍ중 무역전쟁의 한파에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연초 이후 건설 기계 업종에 대한 전망은 장밋빛으로 가득했다. 중국의 내륙 개발로 굴삭기 등 건설 기계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 중국 내 고정자산 투자금액은 최근 3년간 증가 추세에 있다. 건설 붐이 일어나자 4~5월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은 4만3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3% 늘어났다. 올해 중국 굴삭기 판매량은 17만~19만대로 역사적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2010~2011년 팔린 약 33만여대의 굴삭기 교체수요가 도래한 데다 최근 중국공정기계협회가 이동식 건설기계 배기규제를 글로벌 최고 수준인 티어4로 상향하겠다고 밝히면서 교체주기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힘입어 국내 업체의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까지 중국에서 1만105대를 팔았다. 지난해보다 93% 늘어난 수치다. 시장점유율은 10.6%대로 뛰어올랐다. 현대건설기계도 올들어 4754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정작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의 주가는 하락세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는 5월 중순 1만1350원 대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9220원까지 하락했다. 5월 초 20만원대를 넘보던 현대건설기계의 주가도 12만원대 까지 내려왔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계 섹터는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이 사그라들면서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올라야 할 때 테마주 하락의 여파로 발목이 잡혔다는 얘기다.

한편 강준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간 관세 분쟁 이후 글로벌 1위 건설기계 업체 캐터필러의 주가가 6월 한달 동안 13% 하락했고 히타치 등 다른 업체 주가도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글로벌 피어그룹의 주가 하락이 국내 업체의 밸류에이션 조정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 하듯 중국 시장보다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했던 두산 밥캣의 주가 하락률은 두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건설 기계 업종에 대한 기대감의 배경이 됐던 중국 건설 시장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향후 주가 전망을 어둡게 한다. 김효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6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에 비해 6% 증가했지만 전월 6.1%에 비해 소폭 둔화됐고 부동산 투자 증가율(9.7%), 고속도로 투자 증가율(10.9%)도 전월에 비해 둔화됐다”면서 “중국 정부가 디레버리징 기조에 따라 인프라 투자를 줄이면서 굴삭기 시장도 함께 위축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추세에 접어들겠지만 1998년이나 2008년 처럼 예상치 못한 수준의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인프라 투자 등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건설기계 업종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에 있는 만큼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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