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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장들의 꿈, 개헌…문희상이 이룰까
[사진설명=문희상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16대부터 국회의장들의 꿈
- 실패 원인은 정파적 이해관계 때문
- 성공의 열쇠는 시기…연내 이뤄야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새천년이 밝은 뒤로 역대 입법부 수장들은 개헌을 외쳤다. 그러나 행정부, 집권여당 그리고 정파 사이 이해관계로 말미암아 꿈은 이뤄지지 못했다. 현직인 문희상 국회의장도 취임 초기부터 개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앞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16대부터 국회의장들은 개헌에 대한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바 있다. 김형오 전 의장(18대 전반기, 2008~2010년)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헌법에는 권위주의적 장치가 있다. 민주헌법아니다”며 “제왕적 대통령제 같은 유신의 잔재가 있다. 이하 국회법, 정당법 모두 이를 따랐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도 “개헌은 국민의 명령이다. 의장 시절 여론조사를 했었는데, 10명 중 8명이 개헌에 찬성했다”며 “어느 정당도 자유로울 수 없다. 개헌에 대한 논의는 1년 반 동안이나 했으니 이제는 결단만이 남았다. 각 당 지도부가 권력구조와 선거구제라는 주제에서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채정 전 의장(17대 후반기)은 1987년 체제에 대해 “당시 민주화로 가는 과정에서 군부정권과 타협을 해서 만들어진 헌법”이라면서 “시대의 변화를 담지 못하고 있어 우리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고 지적했다. 박관용ㆍ김원기ㆍ이만섭ㆍ정의화 전 의장 등도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해왔다.

모든 의장이 개헌을 강조했음에도 개헌에 실패한 원인으로는 시점이 꼽힌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나왔던 개헌 논의 과정이 전형적이다. 임기 말 노 전 대통령은 개헌을 외쳤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당시 야권은 ‘정치적 계산’이라며 거부했다. ‘경선이 본선’인 미래 권력이었기 때문이다. 선거에 굳이 개헌이란 변수를 넣을 필요도, 유력주자가 자신들이 쥘 권한을 축소할 이유도 없었다.

그랬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임기 말이 되자 개헌을 꺼내 들었다.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비판이 돌아왔다. 최순실 게이트로 말미암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술수라는 것이다. 개헌 논의는 중단됐고, 이후 ‘다음엔 꼭 하자’는 정치적 발언 정도만 남은 채 흐지부지됐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현재 권력인 문 대통령을 대체할 ‘차기 유력주자’가 나타나기 전에 개헌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지지율이 빠지면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며 “임기 말로 가게 되면 (개헌은) 안 된다고 이미 정치적 역사로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취임 초기인 문 의장도 이에 1년 내에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여야가 합의된 개헌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길, 촛불혁명의 정신을 완성하는 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국민의 명령인 개헌을 완수하는 것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여야는 한 번씩 개헌에 훼방을 놓는 모양새다. 직전 지방선거에선 한국당이 발목을 잡았다. 박 교수는 “총리 지명제 등으로 (권력의) 힘을 빼려고 하니 여당이 거부했다”며 “합의된 부분이라도 해야 했었는데, (시기를 놓쳤다는 측면에서) 자유한국당의 명백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한번 발목이 잡히자 이번엔 더불어민주당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금 정국은 경제와 민생에 대한 입법들이 중요해지는 시기다. 개헌은 민생 입법들을 젖혀버릴 수 있는 하나의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개헌 논의 자체를 사실상 반대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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