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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G 앞두고 망중립성 완화 요구↑…“5G 혁신” vs “콘텐츠 생태계 붕괴”
[사진=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망중립성의 미래’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19일 ‘망중립성의 미래’ 토론회…설전 ‘불꽃’
- 제로레이팅 활성화 쟁점…“통신비 인하” vs “지배력 전이”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앞두고 망중립성 논란이 달아올랐다.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는 5G 상용화와 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로봇, 가상/증강현실(VR/AR) 등 다양한 융합서비스가 꽃피우려면 망중립성 완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거세다. 반면, 네이버, 카카오 등 콘텐츠, 인터넷업계의 과도한 부담 증가를 우려하며 반대하는 목소리 역시 만만치 않다.

망중립성은 네트워크 제공자(통신사)가 망을 이용하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차별하면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를 기반으로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통신사들은 망투자 비용 부담 증가를 호소해왔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정부 들어 망중립성 원칙을 폐기한 상태다. 우리 정부는 망중립성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5G 시대 변화하는 네트워크 환경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시대, 망중립성의 미래’ 토론회에서는 망중립성 완화론과 강화론이 맞붙었다.

발제에 나선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5G 시대에는 망중립성 원칙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망중립성이 인터넷 발전의 원동력이 됐지만, 현재는 거대 온라인 기업들이 등장한 반면 이용자들의 통신비는 올라가는 등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특히, “5G 시대 들어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통해 관리형 서비스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네트워크를 각각 자동차용, 의료용, 모바일용 등으로 분리해(슬라이스)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5G 기술이다.

반면, 또 다른 발제자인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인터넷기업이 다양한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망이 예측 가능한 형태로, 즉 중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슬라이싱을 허용하면 각 네트워크별로 가격차별을 두면서 더 많은 접속료를 징수할 것이고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로레이팅에 대해서도 시각이 엇갈렸다. 제로레이팅은 콘텐츠나 인터넷기업이 망이용료를 내는 대신, 이용자의 요금을 낮춰주는 서비스다.

국내서도 지난해 SK텔레콤이 ‘포켓몬고’ 개발사 나이앤틱과 손잡고 게임 이용 중 발생하는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키도 했다.

김 교수는 “제로레이팅은 요금제일 뿐 망중립성 위반이 아니다”며 “제로레이팅 계약이 차별적 조건으로 이뤄져 공정경쟁을 저해한다면 사후규제로 제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제로레이팅이 소비자후생 증진과 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SK텔레콤의 11번가, KT의 지니뮤직 제로레이팅 사례를 들며 “자사 제로레이팅을 허용하면 시장지배력의 전이가 발생할 수 있어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당사자인 통신업계와 인터넷업계 역시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류용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팀장은 “5G 시대에 획일적인 망중립성 적용은 역동적인 시장 변화와 괴리가 있다”며 “제로레이팅 역시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대형 인터넷기업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재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실장은 “망중립성이 약화되면 중소 콘텐츠사나 스타트업은 고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7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통3사 CEO 간담회 자리에서도 망중립성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당시 황창규 KT 회장이 미국의 망중립성 폐지를 언급하며 망중립성 완화와 제로레이팅 활성화 촉진을 요청했다.

유영민 장관은 “콘텐츠, 인터넷기업과의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잘 들여다보되, 5G에서 바뀌는 부분들은 미리 챙겨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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