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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오정’이 갈 곳은 닭집 아니면 빵집…가면 망하는 창업 이제는 그만
-40·50대 창업, 직장 경력 관계 없이 생계형 창업
-청년 창업 만큼 시니어 창업 지원 정책 필요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프로그램 코딩을 짜다가 막히면 사무실 근처 치킨집이나 카페 사장님한테 물어보세요. 퇴직하신 선배분들께서 알려주실 겁니다.”

‘사오정(45세 정년)’을 맞는 시대에 직장생활을 하다가 밀려나면 생계형 창업에 나서는 요즘 세태를 꼬집은 우스개소리다. 문제는 이런 생계형 창업이 최저임금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청년층에 몰려 있는 창업 지원책을 40대 이상으로 늘려 전문성을 살리는 창업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18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자영업자는 568만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경제활동인구 대비 약 26%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평균 16.5%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런 자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굴까. 세부적으로 지난 5월 발표된 신설법인 동향을 살피면 창업자 연령은 40대가 2968개로 가장 많고, 50대가 2219개로 뒤를 잇는다. 30대는 1763개, 30세 미만은 578개다.

연령대별 창업 분포는 어떨까. 국세청 통계연보를 살펴보면 2015~2017년 기준 40세 이상 창업이 주로 몰리는 곳은 서비스업(8만321건), 음식업(5만6568건), 소매업(5만186건) 등이다. 50대와 60대의 창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직장 경력과 관계없이 회사를 떠나면 생계형 창업에 나서게 되고, 딱히 할 수 있는 게 마땅찮은 사람들 대부분이 프랜차이즈의 힘을 믿고 편의점, 치킨집, 카페 등을 창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많은 자영업자들이 생산성이 낮은 치킨집이나 편의점을 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 같으면 자본가가 될 수 없는 사람인데, 자본가로 만들어 놓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직원 5명 미만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숙박·음식점업 소상공인들의 사업체당 평균 영업이익은 1845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해 전국의 동종업계 5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 평균임금 2160만원보다 14.8%나 적다.

그간 자영업이 직장에서 밀려난 40~60대 시니어의 고용을 책임졌지만 이제는 그나마도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물러설 곳이 없으니 영세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는 절규에 가깝다. 소상공인연합회는 5인 미만 사업장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을 외치며 천막 농성과 대규모 집회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이 폐업한 뒤 대규모로 노동시장에 밀려나오는 상황을 막기 위한 지원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현재 청년 창업에 초점이 맞춰진 정부 정책도 40대 이상 창업자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청년 일자리를 문제를 관심 있게 챙기고 있는 것은 안다”며 “하지만 전문성과 인맥 등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시니어들을 돌보는 정책도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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