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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 휴가인데 또 폰만 만지작? 부모들은 아이 걱정부터 앞선다
SNS·게임·유튜브 등에 빠져
청소년 30%가 지나친 의존
평상시에 자제력 키워줘야


#1. 이달 말 해외로 가족 휴가를 계획 중인 맞벌이 주부 신모(45) 씨는 아이들과 휴가 갈 것을 생각하면 벌써 머리가 지끈거린다. 지난 겨울 동남아로 놀러 갔을 당시 스마트폰 문제로 큰 아들과 크게 싸웠기 때문이다.

신 씨는 아들이 자연 풍경을 감상하거나 활동적인 해양 스포츠를 하기 바랬지만 아들은 스마트폰만 쳐다봤다. 결국 신 씨의 남편 중재 하에 스마트폰 시간을 일부 제한하는 것으로 겨우 갈등을 봉합했다. 신 씨는 “아들이 해외에 나와 구경할 생각은 하지 않고 SNS나 모바일 축구게임만 하는걸 보니 화가 치밀었다”며 “이번 여행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2. 네살배기 딸을 키우는 주부 손모(31) 씨는 다음달 일주일 동안 제주도로 가족 휴가를 갈 예정이지만 한숨만 나온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 없인 딸과 외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딸이 기어다닐 무렵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진정시키고자 꺼냈던 스마트폰이 이젠 필수품이 되었다. 손 씨는 “식당이나 차 안에서 유튜브를 틀어주지 않으면 울고불고 난리가 난다”며 “아이와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싶은데 제주도에서 유튜브만 보여주다 올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휴가지에서 스마트폰에만 빠져 사는 자녀들 때문에 부모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청소년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 문제로 가족 갈등까지 빚지면서 가족 휴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7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19세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 비율은 30.3%에 달했다. ‘잠재적위험군’이 26.7%였고, 의존도가 아주 높은 ‘고위험군’은 3.6%였다. 10대 청소년 10명 중 3명꼴로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과의존 위험군이 주로 보는 콘텐츠로는 유아ㆍ아동은 게임이 89%, 영화ㆍTVㆍ동영상이 71.4%였고, 청소년은 메신저가 98.8%, 게임이 97.8%, 음악이 82.6%였다.

스마트폰 문제로 아이와 갈등을 빚던 일부 부모들은 휴가철 뿐만 아니라 평소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서 스마트폰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휴가지에서 가족들이 진정한 휴가를 보내기 위해선 평소 가족이 모일 기회를 자주 만들어 상호작용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들어 자녀들을 데리고 거의 매주 캠핑하러 다닌다는 직장인 김모(42) 씨는 “캠핑을 하면서 아이들이 스마트폰보다는 자연에서 노는 재미를 알게 됐다”며 “하루는 계곡에서 노는데 아이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선 울컥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일방적으로 중단시키기보단 소통을 통해 자제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관계자는 “요즘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에 노출되는 세대인 만큼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예 분리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무조건 호통치고 스마트폰 사용을 금하기보단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사용 시간을 적절히 통제하고 스스로 문제점을 고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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