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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짧은 장마 이후 찾아온 폭염…온열질환자 5배나 늘었다
폭염경보가 발령된 지난 16일 경남 오후 밀양 영남루를 찾은 시민들이 부채질 등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앞으로 최소 열흘 이상 폭염이 계속될 예정이어서 온열 질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연합뉴스]

-‘폭염 시작’ 지난주 온열질환자, 전주 5배
-“고령층, 체온조절 능력 떨어져 더 취약해”
-평소보다 수분 섭취 늘려서 체온 낮춰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예년보다 짧은 장마가 끝난 이후 연일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일사병, 열사병 등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폭염이 시작된 지난주 온열 질환자가 급증했다. 고령층 등 위험군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17일 질병관리본부의 ‘온열 질환 감시 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발생한 온열 질환자 수는 550명이었다. 그 중 폭염이 시작된 지난 주(7월 8일~14일)에만 260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전체 온열 질환자 중 47.2%로, 절반에 가깝다. 바로 직전 주간(52명)과 비교하면 무려 5배나 치솟았다.

문제는 이 같은 폭염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최소 열흘 이상 비 소식 없이 폭염이 장기화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때문에 온열 질환에 대한 주의와 즉각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기온이 높은 정오~오후 5시에는 야외 활동을 줄이고, 물, 이온음료 등을 통해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폭염에 취약한 고령자는 건강 관리에 그 어느 때보다 신경써야 한다. 실제로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4명 중 3명은 70세 이상이었다.

신정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장은 “일사병,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폭염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며 “만약 현기증, 구토, 실신 등 온열 질환 증상이 발생했을 때에는 즉각 휴식을 취하면서 체온을 낮추고, 심할 경우 신속히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온열 질환은 실내ㆍ외 고온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온열 질환으로는 일사병, 열사병, 열경련, 열실신, 열피로 등이 있다. 그 중 대표적 병이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강한 햇볕과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되면서 체온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다. 두통ㆍ어지럼증ㆍ무기력감ㆍ근육통ㆍ부정맥으로 인해 심장 박동수가 분당 100회 이상 빨라지는 빈맥, 저혈압 등이 일사병의 대표적 증상이다. 이에 대해 신 과장은 “일사병 증상을 느낀다면 즉시 그늘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단추를 풀고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해 혈액 순환을 도우면서 물이나 이온음료를 섭취해 체내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열사병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점에서 일사병과 비슷하다. 하지만 휴식을 취하면 회복이 쉬운 일사병과 달리 열사병은 고온으로 인한 중추신경계 마비에 따른 혼수상태로 이어져 사망률이 30~80%에 이르는 치명적 온열 질환이다. 특히 고령자나 심장병ㆍ당뇨병 등 중증ㆍ만성 질환자, 주로 바깥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신 과장은 “열사병은 고열과 함께 얼굴이 창백해지고 구토ㆍ식은땀ㆍ두통 같은 증상을 동반하며 심하면 의식 불명에 이른다. 이때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이동시킨 후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며 “수분을 공급하는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좋지만 의식이 없다면 무리하게 수분 섭취를 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서늘한 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평소보다 수분 섭취를 늘려 체내 온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맥주, 커피 같은 알코올ㆍ카페인 음료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음료는 순간적 갈증 해소 효과는 있으나 강한 이뇨 작용으로 오히려 탈수 증상을 유발 할 수 있다.

고령자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폭염에 매우 취약하므로, 최대한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온열 질환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항상 예의주시하고, 증상이 생겼을 때에는 즉각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신 과장은 “고령자는 탈수나 갈증에 대한 감각,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며 “목이 마르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심ㆍ뇌혈관성 만성 질환자는 물론 경동맥이나 뇌동맥 협착증이 있는 경우 탈수 현상에 의한 뇌졸증 비율이 겨울보다 여름에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들 환자는 각별히 건강 수칙을 준수해 온열 질환에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폭염 대비 건강 수칙>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ㆍ이온음료를 섭취한다.

▶양산, 모자 등을 사용해 햇볕을 차단한다.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는다.

▶하루에 여러 번 시원한 물로 얼굴ㆍ목 뒷부분에 뿌리거나 목욕ㆍ샤워한다.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한다.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커피 등)는 자제한다.

자료:질병관리본부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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