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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후폭풍] 일자리 점점 줄이고…무인화 빨리 가나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으로 임금 부담에 힘들어하는 유통ㆍ프랜차이즈업계의 무인기기 도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은 이마트24가 운영중인 무인 점포 모습.

- 최저임금 인상에 힘든 유통가, 무인기기 쪽 시선돌려
- “무인계산대 1개, 직원 1.5명ㆍ월 최대 300만원 절감”
- 키오스크 확대…유통업계도 무인매장 점차 늘릴 계획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올해 최저임금이 16.5% 오른데 이어 내년에도 10.9% 인상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최저임금 후폭풍’이 가라않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폐업 위기에 처했다며,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 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의 역풍이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튈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힘들어진 프랜차이즈 등 일부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인력 감축을 위한 무인시스템 도입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올해 최저임금 인상 이후 무인기기 도입과 무인 매장 설치 등으로 일자리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최저임금 역시 인상폭이 작지 않아 유통업계는 점점 일자리를 줄이는 대신, 그 업무를 대체할 무인매장 등에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이 유통가의 풍경을 확 달라지게 할 것이라는 예상은 많았었다”며 “결국 최저임금이 무리하게 오르면 ‘서민지갑빵빵론’인 소득주도성장론을 주장했던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일자리 감소라는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업체들은 법정 최저임금을 준수하겠다면서도 작업 공정을 줄이고 무인 키오스크(Kiosk)를 늘리고 있다. 겉으로는 내색은 안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내심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불필요한 서류 작업을 줄이고 제품 제조 공장을 간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법정 최저임금 인상은 당연히 지켜야 하고, 내년까지 시간이 있어서 본사 차원에서 업무 간소화 등을 가맹점에 지침으로 내리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업무를 줄이는 방안을 동영상으로 매뉴얼로 만들어서 전하고, 이를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과 무인 키오스크의 확대는 필연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근원적 이유는 당연히 생산성과 관련이 크다.

생과일음료 프랜차이즈업체 쥬씨는 전국 가맹점에서 키오스크 도입을 급격하게 늘리고 있다. 쥬씨는 지난해 10월 2개 점포에 키오스크를 처음 들여온 이후 지난 연말 17개, 올해 33개 점포에서 추가로 도입했다. 쥬씨 관계자는 “키오스크를 도입한 점포 점주들은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며 “키오스크를 도입하면 매장 1곳당 파트타임 직원 1.5명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비용적으로 월 최대 300만원을 아낄 수 있다”고 했다. 쥬씨는 연말까지 100개 매장에 키오스크가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KFC 역시 지난해 서울 홍대입구역점과 서울역점 등 5곳을 시작으로 키오스크 도입을 시작했다. KFC 관계자는 “올해 들어 모바일과 온라인 주문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며 “앞으로 키오스크를 모든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모든 것을 최저임금과 관련 짓기는 어렵지만, 전처적으로 유통업계 역시 무인화는 대세로 여기고 있다. 최저임금이아니더라도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최저임금 인상은 그 일자리 감소를 재촉하고 있다는 시각은 그래서 나온다.

지난 1월 무인계산대를 시범 도입한 이마트는 6개월 만인 7월 현재 전국 이마트 144개점 가운데 27.8%에 해당하는 40개 점에서 무인계산대를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양평점을 오픈하며 무인계산대를 도입해 현재 서초점, 김포한강점, 칠성점, 마켓D 등 총 10개의 점포에서 87대의 무인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안으로 40여개 매장에 총 400여대의 무인계산대를 확대할 예정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현재 3곳인 고객 셀프 결제(무인형) 점포를 연내 10여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무인편의점 6곳과 셀프형편의점 2곳을 운영하는 이마트24는 연내 신규 가맹점 70여곳에 셀프형 점포를 도입키로 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무인화나 자동화 시기를 앞당겨 오히려 고용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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