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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 수업중 성희롱 논란…‘구지가’ 무슨 내용?
고전문학 수업 중 ‘구지가’ 해석을 놓고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인천의 한 사립여고 교사. 고전 구지가 원문. SNS캡처.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인천의 한 사립여고 국어교사가 고전문학 수업 중 ‘구지가(龜旨歌)’에 나오는 한 대목에 대해 특정 단어가 남근(男根)에 비유했다는 이유로 수업에서 배제 되는 등의 성희롱 징계를 받아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구지가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상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16일 오후 주요포털 실검 키워드로 노출되고 있다.

고전가요 ‘구지가’는 영신군가(迎神君歌), 구지봉영신가(龜旨峰迎神歌)로도 불리며 가락국 시조 수로왕의 강림신화에 곁들여 전한다. 원래의 노래는 전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4구체의 한문으로 번역된 것이 ‘삼국유사’의 가락국기조에 기록돼 전한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만약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

이번 성희롱 발언의 징계를 받은 내용은 바로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에서 거북이 머리가 남성의 성기인 ‘남근(男根)’으로도 해석된다는 설명 때문이다. 실제로 구지가는 여러 교과서에 ‘머리’는 수로(首露)·우두머리·남근·구지봉 등으로 해석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구워 먹겠다’라는 구절 또한 우두머리 선정을 위해 거북점의 점괘를 얻기 위해 거북을 굽겠다는 뜻과 함께 강렬한 욕함이 깃든 여성 성기 등으로 해석하기도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앞서 인천의 한 사립여고 교사 A(58)씨가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 학교 측으로부터 받은 조치가 부당하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 교사는 “구지가나 춘향전 등 고전문학의 의미를 풀이하는 과정에서 특정 단어가 남근이나 자궁을 뜻한다고 설명했는데 이를 한 학부모가 성희롱이라며 민원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학교 측은 학부모로부터 민원을 접수한 이후. 자체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열어 A 교사의 발언을 성희롱으로 결론 냈다. 이후 시교육청에 A교사에 대한 징계 요구와 함께 2학기 수업 배제를 결정을 보고했다.

이에 A 교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성희롱 징계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하는 분노에 자살을 해서 세상에 항변할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도 했다”며 “너무 고통스럽고 수치스럽다. 끝까지 싸우자 하면서도 힘들다는 두려움에 별 생각을 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와 같은 논란에 한 동료 교사는 “구전으로 전해지는 고대가요나 설화는 대부분이 성적인 내용을 포함하는데 매번 이를 가르칠 때마다 교사의 성희롱으로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수업을 할 수 있겠느냐”며 답답함을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문화혁명기 광기를 보는 듯하다”,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프로이트 정신분석학 들으면 기절하겠네”, “아예 문학수업을 하지 말라고 해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인천시교육청은 학교 측이 A교사에게 징계를 내린 절차가 적법했는지 등을 살펴 볼 방침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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