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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톡톡]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로 비(非)발사르탄 제제 ‘반사이익’

-문제가 된 발사르탄 제제 처방량 줄어
-식약처 발표 전이지만 이미 신뢰 잃어
-오리지널 제품ㆍ대체 약물, 수급 달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발암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혈압약 ‘발사르탄’ 제제가 시장의 신뢰를 잃고 처방이 줄어드는 사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다른 제제 약물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식약처가 ‘국내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제제 중 중국 제지앙화하이에서 제조한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제품에 발암물질인 NDMA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돼 해당 제품들을 잠정 판매중지 조치하기로 했다’는 발표 뒤 발사르탄 제제의 처방이 급격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식약처의 판매중지 조치에 해당하는 제품들은 현재 해당 제약사들이 자진회수 중이다. 문제는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다른 발사르탄 제제까지 불똥이 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품이지만 시장에서는 발사르탄 전체에 대한 의심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의료진에게 처방을 해달라 요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아직 식약처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발사르탄 제제는 이미 시장에서 아웃이 된 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문제가 된 발사르탄 제제가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복제약인 것 때문에 오히려 오리지널 제품인 ‘디오반’은 수급이 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에서 생산하고 있는 발사르탄 제제 오리지널 제품 디오반은 유럽에서 생산된 완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한 종합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혈압약 발암물질 사태로 발사르탄 복제약에 대한 불안감을 갖는 환자들이 많아졌다”며 “우리 병원은 현재도 오리지널을 처방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오리지널을 찾고 처방하는 것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발사르탄 제제가 아닌 다른 안지오텐신차단제(ARB) 계열 제품들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고혈압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 중 하나가 발사르탄과 같은 안지오텐신차단제(ARB)다. ARB계열에는 발사르탄 외에 텔미사르탄, 로사르탄, 칸데사르탄, 이베사르탄, 에프로사르탄 등이 있다. 발사르탄과 유사한 약물 효능을 보이기 때문에 대체할 약물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발사르탄과 가장 유사한 텔미사르탄으로 대체하는 환자가 많아졌는지 해당 제품들이 많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제약사로서도 대체할 수 있는 약물들이 있기 때문에 이미 신뢰를 잃은 발사르탄에 집중할 필요는 없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발사르탄 제품에 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도 되지 않은 ’추정‘인 상황에서 전체 발사르탄 제제가 모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매도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발사르탄 제품으로 매출에 상당한 도움이 되던 제약사로서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 모든 발사르탄 제제 처방이 줄어든 것이 억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식약처는 하루 빨리 검사 결과를 공개해 불필요하게 의심받았던 발사르탄 제제가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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